"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 증언…이석채 측, 최종 본인 실력으로 채용

딸의 채용 청탁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KT 특혜 채용 의혹을 받고 있는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딸이 KT 정규직 공채 지원서를 접수기간이 끝난 한 달 뒤 이메일로 제출하고 지원서도 공란이 있는 등 내용도 부실했다는 당시 인사팀 직원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상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26일 이석채 전 KT 회장(74), 서유열 전 KT 홈고객부문 사장(63),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63), 김기택 전 KT 인사담당상무보(54)의 업무방해 혐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증인으로 선 2012년 당시 KT 인재경영실 직원 A씨는 “(김 의원의 딸) 김 모씨의 입사지원서를 2012년 10월 18일 이메일로 받았다”면서 “김 씨의 지원서에는 기입되어야 할 공란이 있어 지원할 생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당시 이메일로 입사지원서를 받은 시기는 KT의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이 9월 1일~17일로 이미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가 끝난 후였다.

A씨는 공란이었던 채용부문·모집부문, 외국어점수, 자격증, 수상경력, 입사 후 포부 등은 다음 날 김 의원의 딸로부터 보완돼서 받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딸은 온라인 인성검사를 치르고 결과는 불합격이어야 했지만 1차 실무면접, 2차 임원면접까지 볼 수 있었다. 

A씨는 당시 “인적성 검사 결과가 끝난 상황에서 또 다른 사람들이 들어와서 인사팀의 업무강도가 심해져 불만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 딸은 2011년 계약직으로 입사 후 이같은 과정을 통해 2012년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에서 최종합격 정규직이 됐다. 
 
A씨는 김 의원의 딸을 비롯 다수의 지원자들에 대해 “채용 프로세스에 태우라”는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이 전 KT 회장은 ‘부정채용’ 의혹이 사실이 아님을 항변했다. 사기업의 특성상 결과를 알려주는 등의 ‘관리’를 한 것이라는 취지다. 

이 전 KT 회장 측은 “KT뿐 아니라 다른 대기업들도 지역 인재 할당 및 임직원 추천 등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서 “통상적으로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를 통과시켜준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2012년 하반기 관심지원자와 내부임원추천자는 18명이었지만 8명만 합격됐다”며 “자력으로 합격된 3명을 제외하면 실제 추천제도로 합격된 이는 5명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5명도 처음부터 합격 시키려 한 것이 아니라 사정을 검토하고 실력이 좋은 자들을 선발한 것”이며 “해당 인원들에 대한 성적을 조작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는 김상효 전 KT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전 KT 인사담당 상무보 측은 자신들 위치가 직접 인재를 추천할 정도의 직급은 아니었음을 강조했다.

한편 이 전 KT 회장 등은 2012년 KT 상반기 대졸 신입공채에서 3명, 그 해 하반기 공채에서 5명, 또 같은 해 홈고객부문 공채에서 4명 등 총 12명을 부정채용 하는데 가담한 혐의를 받고 기소됐다.

부정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검찰 조사에서 확인된 인사는 김성태 의원을 비롯해 정영태 동반성장위원회 전 사무총장, 김종선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허범도 전 의원, 권익환 전 남부지검장의 장인 손모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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