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사과에 오히려 비난 여론 커져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 전하지 못했다" 사과문 게재

22일 발표된 한일 유니클로 사과문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유니클로 일본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가 “한국의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일본 본사 임원의 발언과 관련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지난 16일 국내 언론을 통해 한차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과문 한 장 없는 사과’, ‘진정성이 없다’는 등의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패스트리테일링과 에프알엘코리아는 22일 ‘2019년 제3분기 패스트리테일링 실적 발표회’에서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을 불쾌하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양사는 또한 이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최근 패스트리테일링 그룹의 실적 발표 중 있었던 임원의 설명에 부족한 점이 있었던 것과 관련, 한국의 고객님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일본 유니클로의 오카자키 타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진행된 실적 발표 중 한국의 불매운동과 관련해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발언해 한국 소비자들의 공분을 샀다.

양사는 이날 “부족한 표현으로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며 논란이 되고 있는 임원의 발언에 대해 상세히 기술했다. 

이에 따르면 당시 임원은 “매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습니다. 영향이 당연히 없을 수는 없습니다만 저희로서는 정치 상황에 지나치게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하고 어떤 국가의 고객도 모두 저희의 소중한 고객이므로 각 나라의 생활에 잘 맞는 라이프웨어(LifeWear)를 제공하기 위해 묵묵히 노력하고자 합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한국에서도 오랜 기간 사랑해주고 계신 만큼 그 영향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은 일정 부분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라고 답변했다.

본래 ‘한국에서의 불매 운동 영향이 오래가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였으나 ‘바란다’는 표현대신 ‘생각하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해 본래 의도와 달리 ‘불매운동이 오래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는 뜻으로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한·일 유니클로는 “다시 한번 이러한 부족한 표현으로 저희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한국의 많은 고객들이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패스트리테일링 그룹과 유니클로는 앞으로도 전세계 고객들께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니클로는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사과문을 배포하고 온라인 스토어에도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또한 ‘이번 사과문은 일본 패스트리테일링과 한국 유니클로 홈페이지, 한국 유니클로 공식 SNS, 매장 내 게시물 등을 통해서 전달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이는 지난 16일 국내 언론을 통한 사과 이후 ‘어디서도 사과문을 찾아볼 수 없다’는 국내 소비자들의 항의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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