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독일산 '브리타' 제품이 대표하던 무전원 자연여과정수기 시장에 출사표

브리타 정수기(위)와 이마트 정수기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이마트가 정수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자연여과정수기’로 지금까지는 독일 ‘브리타’가 이 부문의 거의 유일한 브랜드였다. 

이마트는 정수기 구매·렌탈·설치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1인 가구를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최근의 ‘붉은 수돗물’ 사태 등으로 수질에 대한 불신이 커가는 가운데 유럽 등지에서 일반화된 자연여과정수기가 국내 시장에도 안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자사 가전브랜드 ‘일렉트로맨’을 통해 정수기 제품을 출시했다. 전기가 필요 없는 자연여과 방식의 ‘일렉트로맨 혼족 정수기’로 여과 필터만을 통해 수돗물을 정수해주는 제품이다. 

쉽게 말해 ‘물통’에 필터만 장착하면 된다. 별도의 설치나 관리가 필요없어 ‘가성비’와 ‘편리성’을 앞세웠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특히 가격적으로나 공간의 협소함 등으로 정수기 구매·렌탈·설치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 1인 가구를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혼족 정수기’의 정수 용량은 2L로 정수기 본품에 필터 1개가 내장돼있으며 가격은 정수기 본품이 2만9900원, 필터 3입이 1만4900원이다.  

필터 1개당 250L의 수돗물을 정수할 수 있어 정수기 본품과 필터 3입(4만4800원) 구매 시 무려 1000L의 수돗물을 정수해 마실 수 있다. 가격적으로도 2L 생수(980원 기준)를 500개(1000L)구입하는 가격인 49만원보다 10배 가량 저렴하다.

또한 1000L는 생수 페트 500병에 준하는 용량으로 정수기 사용시 플라스틱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이라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필터 소재는 부직포, 입상활성탄, 양이온교환수지로 구성된 ‘3단계 필터링 시스템’이다. 각각의 필터는 잔류 염소, 구리·납·수은 등 중금속, 불순물 등과 냄새를 제거해 깨끗하고 안전한 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필터의 모든 소재는 권위 있는 물 인증 기관인 NSF(미국위생협회)로부터 인증 받았다.

전력이 필요 없는 ‘자연여과정수기’는 국내 소비자들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수돗물의 석회질 함량이 높은 편인 유럽에서는 보편화된 제품이다. 그 중 ‘브리타(BRITA)’가 대표적이다.

브리타는 가정용 정수기 발명 이후 약 50년 동안 수돗물을 필터레이션 해 음용화 하는 정수 시스템 분야의 세계 1위 독일 브랜드이다. 현재 5대륙 66개 이상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매년 전세계에서 200억 리터, 초당 630리터의 물이 브리타를 통해 정수되고 있다.

국내에는 2017년 말 브리타코리아를 설립하며 본격 진출했으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뚜렷한 ‘맞수’가 없었다. 브리타의 국내 등장으로 정수기 시장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미있지만 소비자 인지도가 낮아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마트의 이번 제품 출시로 경쟁 구도가 형성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자연여과정수기 인식 제고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앞서 5월2일 브리타가 국내에 선보인 세계 판매율 1위 제품 ‘마렐라 쿨(Marella Cool)’은 이마트 ‘혼족 정수기’와 비슷한 용량이다. 

마렐라 쿨은 총용량 2.5L로 1회에 1.4L의 정수가 가능하며 1~2인 가정에 적합하다. 냉장고 문안 선반에 들어가는 사이즈로 사용이 용이하다. 뚜껑에는 필터 교환시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전자식 브리타 메모가 장착돼있다. 뚜껑을 제외하고 식기세척기 사용도 가능하다. 

브리타의 ‘막스트라 플러스 필터(MAXTRA + Filter)’ 1개에는 축구장 6개 면적에 해당하는 활성탄 알갱이가 들어있다. 친환경 재료인 자연 코코넛 껍질로 만들어진 초정밀 활성탄 알갱이들은 미세 그물망처럼 촘촘하게 더욱 넓어진 필터링 표면적을 자랑한다.

물속 불순물은 필터 속 촘촘한 미세 그물망 ‘브리타 울트라 매쉬’에서 1차 걸러진 다음 초정밀 활성탄 알갱이로 한번 더 유기물질을 흡수한다. 이어 이온교환수지가 물의 석회화를 예방하고 구리와 납, 중금속과 불순물을 줄여준다.

마지막으로 ‘검은 입상 활성탄 입자(Black Bits)’의 격자무늬 미세 필터를 거치면 브리타의 혁신적 필터 기술 ‘마이크로 플로우(Micro Flow)’가 완성된다. 물의 맛과 향을 해치는 유기물질을 효과적으로 흡수함과 동시에 몸에 필요한 미네랄은 살려주는 브리타의 기술력이다. 

업계는 국내 정수기 시장을 연간 2조5000억원 규모로 보고 있다. 자연여과 정수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4% 가량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저렴하고 편리하며 세척 및 필터 교체 등의 관리를 직접 할 수 있어 이런 방식의 정수기를 찾는 소비자가 점차 증가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신환 이마트 생활·소형가전 바이어는 “자연여과 정수기는 유럽 내 보급이 일반화된 정수기로 국내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간편하고 가성비가 커 ‘혼족’에게 적합하며 다른 방식으로 식수를 마시는 소비자들 또한 보조로 활용하기에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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