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신라 세계 2위·3위 각각 차지…따이공 '큰 손' 덕 있지만 수수료는 부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신라면세점이 지난해 매출 기준 글로벌 면세점 ‘톱3’에 첫 진입했다. 이부진 사장은 지난 3월 호텔신라 주주총회에서 “2020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이 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보다 3년이나 앞당겨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국내 면세업계 최초로 해외매출 1조원 시대를 여는 등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롯데면세점도 세계 1위 듀프리와 격차를 좁히며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글로벌 톱3 안에 국내 면세점 두 곳이 나란히 이름을 올리게 됐다. 

18일 글로벌 면세 전문지 무디데이빗리포트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매출은 54억7700만 유로(약 6조9950억원)로 스위스 듀프리(76억8700만 유로·9조8175억원)와 롯데면세점(60억9300만 유로·7조7817억원)에 이어 세계 면세점 순위 3위에 올랐다.

신라면세점은 2017년만 해도 매출 34억1200만유로로 프랑스 라가데르(39억1700만유로), 홍콩 DFS그룹(36억7000만유로)에 이어 5위에 머물렀으나 1년새 매출이 40% 이상 급증하면서 두 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신라면세점 매출에는 HDC신라면세점 매출도 합산됐다.

4위와 5위는 중국의 CDFG, 프랑스의 라가데르가 각각 차지했다. CDFG는 지난해 43억9400만 유로(약 5조6118억원)로 전년도 8위에서 4계단이나 올랐다. 전년도 3위였던 라가데르는 두 계단 밀렸다. 

무디리포트는 신라면세점의 약진에 대해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과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해외 공항 면세점의 매출 호조에 힘입은 것이라고 봤다. 실제 신라면세점의 지난해 해외 면세점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면세 사업자 중 해외 매출 1조원은 신라면세점이 유일하다.

앞서 지난 3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주총 인사말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해외 사업 안정성과 신규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2020년까지 글로벌 3위 면세점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내부적으로 기대했던 2020년 보다 3년이나 빠른 2018년 매출로 목표를 달성한 셈이다.

호텔신라 전체 매출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매출 4조7136억원, 영업이익 2091억원의 경영실적을 냈다. 2017년에 견줘 매출은 34.1% 늘고 영업이익은 186.1% 증가했다. 당기순이익도 1103억원으로 336.2% 급증했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1조3432억, 영업이익 816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9.3%, 84.9% 올라 사상 최대 실적을 썼다.

한편 한국면세점협회가 분석한 올 상반기(1~6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6568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매출 9조7608억원보다 2조원 가까이 커졌다. 지난해 7월 신세계면세점 강남점과 11월 현대백화점면세점, 12월 엔타스면세점 등 시내 면세점 3곳이 잇따라 개점하면서 규모가 급격히 성장했다. 

중국 보따리상, 일명 ‘따이궁’의 활동도 전체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따이궁 의존도가 높은 점은 업계에 부담으로 남아있다. 

국내 면세업계 1∼3위인 롯데, 신라, 신세계면세점을 포함한 대부분의 면세점은 중국 여행업체에 구매액의 20∼30% 안팎을 송객 수수료로 주고 있다. 이는 면세점으로 손님을 보내주는 대가다. 관세청에 따르면 면세점 송객 수수료는 2015년 5630억원에서 지난해 1조318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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