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부진·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삼성·SK 오너 일가 지분 가치 큰 폭 하락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국내 ‘부자’ 1위 자리를 지킨 가운데 국내 50대 부호들의 재산이 1년 새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무역전쟁 등 잇단 악재로 인한 국내 증시 부진과 환율 상승, 반도체 가격 하락 등으로 특히 삼성과 SK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가 큰 폭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2019년 한국의 50대 부자’ 명단에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재산 168억 달러(약 19조8500억원)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와 비교해 18.4% 줄었지만 그럼에도 국내에선 유일하게 100억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최고 부자’ 자리를 지켰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해보다 재산이 32.7%나 줄긴 했으나 2위(74억 달러) 자리를 유지했으며 김정주 NXC 대표는 11.3% 감소했음에도 지난해 5위에서 3위(63억 달러)로 올라섰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보다 한 계단 떨어진 4위(61억 달러), 최태원 SK 회장은 7위에서 9위(28억 달러)로 내려앉았다. 포브스는 두 총수의 재산 감소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부진에 따른 것이라고 봤다. 

박연차 태광실업그룹 회장은 베트남 나이키 운동화 공장의 실적 호조로 지난해 11위에서 올해 7위(32억 달러)로 올라섰으며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톱10’ 진입에 성공했다.

가장 재산 가치가 많이 떨어진 기업인은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으로 지난해 76억 달러로 4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35억 달러로 6위에 그쳤다. 

이 밖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작년보다 한 계단 오른 5위(43억 달러)를 차지했으며 아들인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11위(26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7위(17억5000만 달러)에 올랐다.

여성 부호로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동생인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각각 21위(16억 달러)와 24위(14억8000만 달러)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포브스 조사 결과 한국의 50대 부자 가운데 37명의 재산 가치가 1년 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0명의 재산 합계액이 지난해 조사 당시 1320억 달러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1100억 달러로 16.7% 줄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난해 조사 때 ‘10억달러대 자산가’(billionaire)가 역대 최고치인 48명에 달했으나 올해는 40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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