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더리움 블록체인 개발키트' 공개 및 韓·美서 연말 출시…LG전자도 美 상표등록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IM부문장) <뉴스1>
카카오의 블록체인 개발자회사 그라운드X(엑스)의 한재선 대표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 국내 대표기업들이 블록체인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서면서 블록체인 대중화를 누가 선도할지 주목된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이더리움 기반의 디앱(DApp·분산형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는 블록체인 SDK 테스트 버전을 공개했다.

지난 3월 공개한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 SDK’가 키스토어 관리에 특화된 개발 툴이라면, ‘삼성 블록체인 SDK’는 범용 개발 툴이라 할 수 있다.

‘네트워크 모듈’의 유무가 두 SDK의 가장 큰 차이점이다. 삼성 블록체인 SDK는 네트워크 모듈을 이용해 외부 블록체인 노드와 통신하고 결제 솔루션을 서비스한다. 블록체인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디앱을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삼성전자가 지원하는 것이다.

블록체인 테스트 기종으로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S10e, S10, S10+, S10 5G)와 하반기 출시가 예고된 갤럭시 폴드로 제한됐다. 적용 지역은 한국, 캐나다, 미국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갤럭시S10의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디앱) 6종을 추가로 탑재했다고 9일 밝혔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10dp 4종의 디앱을 선보인 후 첫 확장이다.

갤럭시S10dp에 기존 탑재됐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은 크립토키티, 코스미, 엔진지갑, 코인덕 등 4종이다. 새롭게 추가되는 디앱은 △엑스월렛 △마이크립토히어로즈 △베리픽 △시럽테이블 △미세톡톡 △더헌터스 등 6종이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 생태계 확대를 위해 이후로도 디앱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다. 현재 새롭게 탑재된 6종 외에도 이번 주 내에 추가로 삼성 블록체인 월렛에 디앱이 공개될 예정이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도 지난달 27일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공개한데 이어 9일 공식 론칭 행사를 가졌다. 이어 ‘클레이튼’에서 암호화폐를 보상 지급하는 51종의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7월부터 순차적으로 오픈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라운드X는 △음식 리뷰를 쓰면 토큰을 받고, 토큰으로 레스토랑 결제가 가능한 ‘힌트체인’ △동영상을 업로드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면 토큰으로 보상받는 ‘앙튜브(Antube.TV)’ △이미지 콘텐츠를 공유하는 이미지 중심 SNS ‘피블’ 등 9여개의 서비스가 7월초까지 1차로 공개한다고 알린 바 있다. 
 
또한 이날 지난달 27일 공개한 34곳의 디앱 개발사 이외에 △홍콩의 여행 블록체인 서비스 '하이'와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플랫지캠프', △반려동물 신원인증 제공업체 '블록펫' 등 신규 디앱 개발사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 블록체인에 입점한 디앱 개발사는 총 51곳으로 늘었다.

해외에서는 페이스북의 자체 암호화폐 ‘리브라’(Libra)가 내년 상반기 상용화를 목표로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라는 이름하에 삼성전자의 이더리움 생태계와 카카오의 개발자회사 그라운드X의 클레이튼 생태계가 구축·경쟁하는 모양새다. 

그라운드X의 한재선 대표는 9일 공식 론칭 행사에서 클레이튼 사업과 관련 "내년까지 아시아를 장악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2021년에는 사실상(de facto)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 궁극적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블록체인 서비스는 세계적으로 개발된 디앱 50% 이상이 스마트 콘트랙트(계약) 기능을 가진 이더리움을 바탕으로 구축돼 있다. 비트코인이 처음 등장한 이후 10년가량 지나면서 점차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이 자리를 잡으며 일정 수준 이상의 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도전하는 클레이튼은 주도적인 입지를 굳힌 이더리움에 대항해 빠른 속도와 편의성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클레이튼의 초당 거래량(TPS)은 8000건 수준으로 이더리움보다 약 400배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에서 건당 수수료를 내야 하는 점도 보완해 수수료를 내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그 밖의 다른 퍼블릭 블록체인들도 개선한 부분이다. 클레이튼의 가장 큰 차별화된 강점은 카카오톡을 대표하는 카카오의 이용자 풀(pool)이라 할 수 있다. 카카오 사용자들을 클레이튼 서비스로 유입한다면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그라운드X는 카카오를 배경으로 주요 파트너사를 끌어들여 블록체인 생태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지난달 27일 공개된 거버넌스 카운슬(Governance Council)에 참여하는 기업들에는 국내 LG계열사들과 셀트리온, 넷마블, 펍지 등과 일본 소셜데이팅서비스 ‘팔레트’ 등 해외 유명 업체들까지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9일 외신에 따르면 LG전자가 미국 특허청(USPTO)에 암호화폐 지갑 ‘씽큐 월렛’ 상표등록을 신청한 것이 확인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삼성전자를 따라 하반기 출시되는 스마트폰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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