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배당금 얼마나 가나' 소비자 관심 커져…롯데 '일본기업' 인식 다시 커질까 우려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일본지분이 99%에 달하는 호텔롯데, 일본지분 30% 상당의 다이소 등 일본 ‘대주주’를 보유한 국내 기업들이 고조되는 반일감정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일본 주주의 존재나 일본으로 막대한 배당금이 넘어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불매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지분을 보유한 외국인투자기업들이 ‘일본 기업’ 낙인을 우려하고 있다. 대표 기업은 신동빈 회장의 ‘형제의 난’ 이후 꾸준히 일본 기업으로 거론돼 온 롯데다. 특히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일본 롯데 계열사 등이 지분 99.28%를 갖고 있다. 

롯데는 별도의 지주사를 설립, 계열사를 대거 편입해 일본과의 연결고리를 희석하기 노력해왔다. 호텔롯데 상장 역시 같은 맥락에서 추진해왔으나 신동빈·동주 형제의 경영권 분쟁 이후 상장 준비는 일시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롯데가 일본 회사와 합작형태로 선보인 브랜드도 불매운동 리스트에 대거 올라있다.

대표적인 게 유니클로다.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롯데쇼핑이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무인양품 주주 역시 일본의 (주)양품계획과 롯데상사(주)로 지분율이 각각 60%와 40%다. 

게다가 이들 브랜드 국내 매장 대부분이 롯데 유통 계열사에 입점하는 등 롯데의 유통망이 브랜드 전파와 성공에 바탕이 됐다. 

수입맥주 1위인 아사히 맥주도 롯데가 수입·판매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롯데칠성음료가 50%,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반면 롯데의 이 같은 ‘일본 인맥’에 거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아베 총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신 회장이 최근 일본으로 출국하면서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 다이소가 ‘2대 주주’로 있는 다이소 역시 과거 다케시마 후원 기업 루머에 시달리는 등 끊임없이 ‘일본 기업’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2014년에는 박정부 다이소 회장이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직접 “다이소가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가 있는데 전략적 제휴만 했을 뿐 토종 한국 기업”이라고 해명하기도 했다.

아성다이소는 아청에이치엠피가 지분 50.02%, 대창산업(일본 다이소)이 지분 34.21%를 가지고 있다. 일본 다이소가 2대주주이긴 하나 경영 관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소는 2014~2016년 총 150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실시했다. 지분 비율대로라면 일본 대창산업이 매년 약 51억원 정도를 수령해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후부터는 아성다이소 감사보고서에서 배당과 관련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 

한국 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 다이소와는 별개로 운영되고 있으며 단순히 브랜드 이름을 공유하고 있을 뿐 전 직원이 한국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100% 독자적 한국 기업이라는 게 다이소 측 입장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익숙한 일본 기업, 일본 브랜드를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진행됐지만 최근 소비자들은 일본으로 건너가는 배당금, 일본 투자 기업 등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국내 직원들로 이뤄져 사실상 한국 기업임에도 자칫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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