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최근 일본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고군분투 해왔던 롯데그룹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리스트에 유니클로, 무인양품, 아사히 등 롯데 합작사들이 대거 거론되면서 ‘롯데=일본기업’이라는 이미지가 다시 한번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롯데지주를 비롯해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등 주요 계열사 주가가 줄줄이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는 등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오후 1시 15분 현재 롯데지주는 전 거래일보다 1.58%(650원) 내린 4만400원에 거래 중이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약 10년 만에 최저가로 떨어진 것이다. 특히 롯데지주 주가는 지난 8일 5%가량 큰 폭으로 하락했고, 지난 9일과 이날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네이버금융 캡처>

같은 시각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66%(2500원) 내린 14만8500원에 거래되며 지난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롯데하이마트도 4만55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롯데쇼핑과 롯데하이마트는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각각 8% 넘게 하락했다. 

이밖에도 롯데칠성(2.18%), 롯데푸드(1.80%), 롯데제과(0.92%), 롯데케미칼(0.20%), 롯데정밀화학(0.39%) 등 계열사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그룹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는 이유는 최근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따른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직접 연관돼 있지는 않지만, 유니클로나 무인양품과 같이 일본기업과 합작사가 많다는 이유로 국내 불매운동의 중심에 서 있다.

불매기업 1순위로 꼽히는 유니클로를 보면, 유니클로 한국법인인 에프알엘(FRL)코리아는 일본 패스트리테일링이 51%, 롯데쇼핑이 49%의 지분을 나눠 갖고 합작 설립한 회사다. 무인양품의 한국 합작법인인 무지코리아 역시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지분을 각각 60%, 40%로 나눠 갖고 있다. 

유니클로는 지난해 한국에서 매출 1조3732억원, 영업이익 2344억원을 기록하며 4년 연속 매출 1조원을 달성한 바 있다. 무인양품 역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무인양품의 한국 매출액은 1378억원으로, 지난 2003년 한국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이 한국에서 자리 잡은 데에는 롯데의 유통망도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의 국내 매장은 대부분 롯데 유통 계열사 안에 입점해 있다.

국내에서 아사히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도 일본 아사히그룹홀딩스가 50%, 롯데칠성음료가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한국과 일본의 관계 악화로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주가는 물론 롯데그룹이 운영하는 합작사들의 매출 및 실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항공과 반도체”라며 “만약 일본이 추가적인 수출규제를 시행할 경우 자동차, 음식료, 유통 업종으로 영향이 일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그 중 음식료 및 유통 업종은 롯데 계열사들이 일본기업들과 설립한 합작법인에 대한 지분법 인식에 의해 실적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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