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경제인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의 회동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에 대한 무역 제재 완화를 밝히면서 화웨이와 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이 한숨 돌렸다.

지난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삼성, LG, 현대차, SK, 롯데, 한화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과 트럼프 대통령이 간담회를 가졌다. 

재계에서는 이날 기업인 회동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악의 경우 '화웨이와 거래하지 말라'는 식의 압력을 행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그간 중국과 무역 분쟁이 있었지만 (지난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 협상은 정상 궤도를 회복했다”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협상을 재개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에 대한 미국의 무역제재를 완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다양한 이슈와 관련해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로 화웨이가 미국 주요 기업들로부터 스마트폰, PC 같은 IT기기에 필요한 소비자용 부품을 공급받을 수 있고 반대로 미국 시장에 대한 판매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기업들이 화웨이에 중요 부품들을 팔 때 국가 ‘안보’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라고 밝혀 안보의 관점에서 언제든지 다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미·중 무역협상 재개 소식에 중국과 협력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 총수들은 안심하는 분위기다. 특히 화웨이 장비를 사용중인 LG그룹 계열사 LG유플러스는 리스크를 덜게 됐다.

이번 트럼프 경제인 회담에서는 LG그룹 총수가 초청받아 권영수 LG그룹 부회장이 참석했다. 권 부회장은 지난 해 상반기까지 LG유플러스 대표를 맡아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화웨이 사태와 관련한 이야기가 없었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삼성도 화웨이 제재 완화로 반도체 수출 판로가 막히지 않고, 스마트폰 및 장비 시장에서 화웨이와 경쟁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등은 삼성이 화웨이 무역 제재로 스마트폰 및 5G 장비 판매에서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했다. 동시에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로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이 지속되어 화웨이에 수출이 어렵게 되면 삼성 전체 실적에 손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2일 회동에서 화웨이를 거래금지 대상 목록에서 빼는 문제에 대하여 다시 논의할 계획이다. 따라서 아직 화웨이 관련 무역 갈등이 남아있는 만큼 국내 기업들이 철저한 대응 및 대비에 긴장을 늦출 수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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