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구조조정 전담회사로 최대주주 변경···재무건전성 악화는 변수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 <대우건설 제공>

[한국정책신문=윤중현 기자] 지난해 중단됐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에 대우건설 지분을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25일 금융감독원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KDB인베스트먼트에 모두 넘긴다는 내용의 주식매매 계약 체결 내용을 지난 20일 공시했다.

이 자회사가 사들이는 대우건설 지분은 2억1100만 주로, 매입가는 1조3600억 원 수준이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담보로 산은으로부터 5000억원을 차입(차입 기간 3년)하고, 나머지 8606억3286만원은 사모펀드(PEF) 출자금으로 조성한다.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가 대우건설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자회사 주도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진행되면 작년 2월 중단된 대우건설 인수·합병(M&A)이 1년 4개월여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2018년 1월 말에는 호반건설이 단독 입찰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다. 당시 호반건설은 인수가격으로 1조6242억원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호반건설은 2018년 2월 대우건설의 해외사업 부실이 발견됐다며 인수를 포기했다. 대우건설 모로코 사피발전소에서 3000억원 가량의 대규모 손실이 뒤늦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여러 차례 "손해를 봐도 팔겠다"며 매각 의지를 피력했지만, 그럼에도 마땅한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지난 1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재무건전성 악화는 향후 M&A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985억원에 그치며 작년 동기 대비 45.9% 급감했다. 여기에 바뀐 회계 기준 등이 적용되며 작년 말 277%의 부채비율이 3월 말 현재 부채비율이 312%로 치솟은 것도 시장의 평가 기준이 될 수 있다.

산은 안팎에서는 대우건설 매각이 KDB인베스트먼트의 첫 시험대인 만큼 신중한 입장이다. 한 산은 관계자는 “차근차근 구조조정 업무를 하다 보면 새 주인도 나타날 것으로 본다”며 “매각 시점을 아직 알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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