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니코틴 함량에 실망…"판매량 미미해 점유율 논할 수준 아니야"

쥴 디바이스와 팟 <쥴랩스코리아 제공>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쥴링(JUULing)’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며 미국 전자담배 시장을 평정한 액상형 전자담배 ‘쥴’이 한국시장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 최초 진출국으로 한국이 선정되며 초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긴 했으나 국내 론칭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쥴이 국내 흡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국내 첫 선을 보인 쥴이 예상보다 저조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 내 선풍적인 인기 탓에 국내 출시 전 성인 흡연자들의 높은 기대 뿐 아니라 청소년 흡연에 대한 우려까지 더해지며 연일 화제를 뿌렸던 쥴은 정작 출시 후 낮은 니코틴 함량 탓에 ‘담배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으며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

애초에 쥴이 미국에서 인기를 얻었던 가장 큰 이유는 담배 특유의 냄새와 담뱃재 등이 없으면서도 니코틴 함량은 최대 5%에 달해 일반 담배의 대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버튼과 스위치 없는 세련된 디자인에 간편한 사용법 및 충전법 등은 미국 전자담배 시장의 70% 이상을 집어삼킬 만큼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와 전혀 다른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서로 다른 규제 탓에 국내 출시용 쥴은 니코틴 함량이 대폭 낮아졌기 때문이다. 최대 니코틴 함량 5% 제품까지 판매되는 미국과 달리 국내용 쥴의 니코틴 함량은 0.7% 수준이다.

일반 담배를 피우는 이들이 니코틴 함량 5%인 액상형 전자담배를 피웠을 경우 유사한 흡연감을 느낀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니코틴 함량이 7분의 1 수준인 국내 제품을 접했을 때 ‘밍밍하다’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내 화학물질관리법상 액상에 니코틴 함량은 1%를 넘을 경우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다. 우리나라에서 유해화학물질로 분류된 것을 판매하려면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고 소방시설을 갖추어야 하는 등 유해물질 취급과 관련한 엄격한 규정을 지켜야 한다.

또한 2%가 넘어가면 환경부로부터 유해화학물질 영업허가를 따로 받은 후 판매 매장마다 화학물을 관리하는 전문가가 있어야 판매가 가능하다. 즉 니코틴 함량 1% 이상의 액상 전자담배 제품을 국내에서 유통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한 셈이다.

30대 흡연자 A씨는 “쥴 출시 전 미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다고 하니 호기심이 컸는데 출시 후 구입한 이들의 평이 전반적으로 밍밍하다고 해 구입하지 않았다”며 “실제 흡연구역에서도 아이코스나 릴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는 이들은 많아도 쥴을 피우는 사람을 직접 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쥴 출시에 맞춰 KT&G에서 내놓은 ‘릴베이퍼’ 역시 낮은 니코틴 함량으로 궐련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량은 미미한 상황이다.

릴베이퍼의 니코틴 함량은 0.98%로 쥴보다는 높지만 기존 흡연자들이 원하는 수준까지는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게 사용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담배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높은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실제 담뱃잎을 사용해 일반 담배를 대체할 수 있을 만큼의 흡연감을 주었기 때문”이라며 “쥴 출시 전 국내에서 기대가 높긴 했으나 기존 흡연자들에 선택을 받기에는 현행법상 액상형 전자담배로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이용자는 전체 흡연자의 10% 수준까지 높아졌지만 쥴이나 릴베이퍼와 같은 액상형 전자담배의 경우 출시 초기이긴 하지만 궐련형과 비교해 점유율을 논할 수준의 판매량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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