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보유 모바일 SoC 그래픽 기술 받아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삼성전자가 그래픽 처리장치 분야의 글로벌 미국 기업 AMD와 손잡았다. 이번 협력으로 삼성전자는 AMD가 보유한 설계자산을 활용해 모바일 AP 시장의 경쟁력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역량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AMD 또한 삼성전자와의 협업으로 PC용 컴퓨팅 시장에서 모바일 분야로 진출할 것으로 보여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AMD(Advanced Micro Devices)와 초저전력·고성능 그래픽 설계자산(IP)에 관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3일 밝혔다.

AMD는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설립된 반도체 설계 회사로 컴퓨터용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그래픽카드 등 고성능 집적회로와 컴퓨터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게임 업계와 국내 게임 유저들 사이에 잘 알려진 GPU ‘라데온(Radeon)’ 시리즈가 AMD의 대표 브랜드이며 현재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고, CPU 시장에서는 ‘라이젠(Ryzen)’이 대표 브랜드로 인텔과 경쟁하고 있다. 

AMD는 이번 협력으로 최신 그래픽 아키텍처인 ‘RDNA(Radeon DNA)’를 바탕으로 맞춤형 그래픽 설계자산을 삼성전자에 제공한다. RDNA는 AMD가 지난 5월 대만에서 열린 COMPUTEX 2019에서  공개한 차세대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 아키텍처다.

삼성전자는 로열티를 지불하고 제공받는 RDNA 설계자산을 향후 스마트폰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필요한 GPU에 활용, 혁신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은 “AMD와 함께 새로운 차원의 컴퓨팅 환경을 선도할 모바일 그래픽 기술의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10년간 133조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를 본격 육성하고, 2030년까지 반도체 설계와 위탁생산 등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에 CPU, GPU 분야 글로벌 기업인 AMD와 협력이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팹리스)부터 직접 생산 나아가 위탁생산(파운드리)까지 하는 종합 반도체 회사(IDM)다. 그러나 전체 수익 구조상 D램, 낸드플래시를 앞세운 메모리 반도체 분야가 압도적으로 높으며. 나머지 팹리스와 파운드리 비중은 20%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낮다.

반도체 설계도 AP와 이미지센서 등 일부 제품에 특화되어 있으며, 상당부분 삼성전자 IM사업부에 제공되는 내부 물량으로 공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AMD의 파트너십이 양사 모두 시너지 효과를 볼 것으로 분석한다.

이번 파트너십은 반도체 설계 자산을 공유하는 펩리스 시장에서의 협력으로 CPU, GPU, 통신칩 등 하나에 담은 시스템온칩(SoC)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AP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AMD도 삼성전자와 협업으로 PC용 컴퓨팅 시장에 집중된 비즈니스 분야에서 모바일 분야로 시장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AMD CEO 리사 수(Lisa Su)는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고성능 라데온 그래픽 솔루션을 모바일 시장으로 확장하고 이에 따라 라데온 사용자 기반과 개발 생태계도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글로벌 모바일 AP 시장 규모는 2019년 227억달러에서 2023년 268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점유율로 지난해 퀄컴이 37%, 대만 미디어텍(23%), 애플(14%), 삼성(12%)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이를 계기로 향후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양사간 비즈니스 관계 구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AMD는 자사가 설계한 CPU와 GPU를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나 대만의 TSMC 등에 위탁생산을 맡겼다. 그러나 글로벌파운드리가 지난해 7나노 공정 개발을 포기 선언 후 AMD가 EUV(극자외선) 기반 초미세 공정 기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파운드리 협력을 맺을 것이란 소문이 반도체 업계에서 파다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세계 최조 7나노 EUV 파운드리 공정 기반의 양산 체제를 구축했으며 5나노 공정까지도 개발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MD와의 협력은 모바일 SoC의 그래픽 기술에 관련된 건이며, 파운드리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는 현재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매출 기준으로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대만의 TSMC가 시장 점유율 48.1%로 1위이며 애플, 퀄컴, 엔비디아가 대표적 고객사다. 삼성전자가 19.1% 그 뒤를 잇고 있으며 IBM, 퀄컴 등과 협력하고 있다. AMD와 이번 공식 파트너십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든다면 추후 사업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AMD logos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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