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1국가 1카드사’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코스트코가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독점계약 카드사를 지난해 교체하면서 두 카드사간 ‘뺏고 뺏기는’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카드사들에게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던 금융당국은 이번 사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24일부터 코스트코 전국 16개 매장과 온라인몰에서는 현대카드 또는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하고, 기존 결제 카드인 삼성카드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는 지난 1999년 말부터 삼성카드와 단독 제휴관계를 맺어온 코스트코가 지난해 8월 현대카드로 제휴사를 변경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코스트코는 국내 회원 수만 190만명이며, 연간 4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내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카드결제 비중이 70~80%인 점을 고려하면, 코스트코의 연간 카드 매출액은 약 2조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코스트코의 제휴카드사는 해당 매출액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셈이다.

코스트코 회원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도 카드사 입장에선 매력적인 요소다. 코스트코는 연간 회원비를 납부한 회원들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카드가 기존 삼성카드 고객을 끌어오거나 현대카드를 추가로 발급하는 고객이 늘어날 경우, 시장점유율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이용실적)은 15.2%로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22%로 가장 높고 2위 삼성카드(19%), 3위 KB국민카드(15.9%) 순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현대카드는 대규모 출혈을 불사해가며 신규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카드는 오는 6월 6일까지 코스트코에서 현대카드로 5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12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무이자 할부가 3개월 또는 6개월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앞서 현대카드는 지난 2월 현대차 팰리세이드 등을 걸고 1차 경품 이벤트를 진행한 데 이어 4월에는 샤넬 플립백, 오메가 시계, 구찌 클러치 등 명품을 내걸고 2차 경품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탐탁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 4월 9일 금융위원회가 대형가맹점 및 법인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카드사들의 출혈 마케팅을 법령으로 제한하고 과도한 부가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카드사 경쟁력 강화 및 고비용 마케팅 개선방안’을 발표한 지 두달도 안 된 시점에서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여신금융감독국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카드사 고비용 마케팅 개선방안을 발표한 지 얼마 안 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른 회사로 전이될 수도 있어서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법 위반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과열 경쟁으로 가게 되면 역마진이나 건전성 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정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감원은 코스트코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지난 5월 11일부터 5만원 이상 결제 고객에 대해 12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 삼성카드에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는 10일 만에 해당 행사를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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