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대표 및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2명 영장심사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검찰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오늘 24일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2명의 구속영장 심사가 열린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양모 상무 등의 공소장에는 양 상무가 지난해 7월 검찰 수사가 예상되자 재경팀 소속 직원들에게 ‘부회장 통화결과’와 ‘바이오젠사 제안 관련 대응방안(부회장 보고)’ 등 공용폴더에 저장된 2100개 파일의 삭제를 지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검찰은 삼성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이 증거인멸과 증거위조 등 혐의로 지난 17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이재용 부회장을 가리키는 ‘JY’, ‘VIP’나 ‘합병’, ‘미전실(미래전략실)’ 등의 단어를 회사 직원들의 컴퓨터와 노트북 등에서 검색해 관련 문건을 삭제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삭제된 파일들에는 △(이재용)부회장 통화 내용을 정리한 파일 △삼성에피스 상장계획 공표 방안 △상장 연기에 따른 대응방안 △바이오젠 부회장 통화 결과 △상장 및 지분구조 관련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상장 현황 등의 파일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디지털포렌식으로 파일을 복구해 ‘부회장 통화 결과’ 폴더 안의 통화 녹음 파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육성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육성을 증거로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와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문제 등 삼성바이오 관련 사안을 직접 관리해 온 것으로 보고 있다.

의혹의 핵심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합병되도록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는데 있다. 이를 위해 삼성바이오가 부채로 반영되는 미국 바이오젠과의 콜옵션 약정을 일부러 공시하지 않았는 지 의심을 받고 있다. 

앞서 삼성바이오와 미국 생명공학 기업 바이오젠은 2012년 85:15 비율로 삼성에피스를 합작 설립했다. 이후 투자 지분은 적은 대신 삼성에피스 지분을 ‘50%-1주’까지 살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맺은 바이오젠과 삼성이 삼성에피스의 미국 나스닥 상장과 콜옵션 행사 여부 등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성이 2015년 이전에는 바이오젠이 보유한 콜옵션 평가가 불가능했으며 그에 따라 삼성에피스의 나스닥 상장도 2015년 이전에는 추진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과 상반된다.

검찰은 23일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안 모 부사장과 삼성전자 재경팀 이 모 부사장을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이 두 사람이 삼성바이오 관련 증거인멸 방침이 결정된 지난해 5월5일 회의에 참석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회의에는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윗선 개입 수사에 날을 세우고 있는 검찰이 재경팀의 이 부사장을 주목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의 후임자이자 핵심 재무통으로 분식회계 의혹과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한편 삼성에피스가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 처리기준을 변경한 2015년을 포함해 2011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은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는 자신과 관련된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본인이 아닌 직원들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중앙지법에서는 김 대표와 함께 같은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김홍경 부사장과 삼성전자 박문호 부사장 등 2명에 대한 영장심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증거인멸을 최종 지시한 의혹을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정현호 사장을 조만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정 사장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전신인 미래전략실 출신으로 삼성전자 박 부사장 등의 직속상관이며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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