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토니모리·잇츠스킨 등 홈쇼핑 '노크'…애경·AHC 성공 이을지 주목

에이블씨엔씨 프리미엄 브랜드 'TR' 홈쇼핑 방영 모습 <에이블씨엔씨 제공>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국내 원브랜드 로드숍들이 홈쇼핑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로드숍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유통채널다각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일정 수수료를 홈쇼핑사에 제공해야 한다는 부담에도 불구, 홈쇼핑의 경우 판매와 광고가 동시에 이뤄진다는 점, 한번에 대량구매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업체들이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로드숍 시장 규모는 2조2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8%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이보다도 감소한 1조7000억원 수준에 머물렀을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문을 닫는 매장도 점차 늘어 2016년 5643개로 정점을 찍은 로드숍 매장 수는 2017년 5515개로 줄었다. 지난해에는 5200개 수준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1세대 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 토니모리, 잇츠스킨 등 국내 브랜드들이 홈쇼핑으로 빠르게 눈 돌리는 배경이다. 

에이블씨엔씨가 인수한 화장품 브랜드 ‘미팩토리’는 최근 첫 홈쇼핑 진출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지난 18일 낮 12시40분 GS홈쇼핑 방송에서 준비된 미팩토리 ‘3단 돼지코팩’ 5000세트가 모두 소진됐다. 

에이블씨엔씨는 앞서 프리미엄 브랜드 ‘TR’도 홈쇼핑을 통해 출시하는 등 이 시장에 적극적이다. 배우 염정아를 기용, 홈쇼핑 주 고객층인 중장년 여성 소비자를 집중 공략했다. 지난 4월20일 롯데홈쇼핑에서 진행된 TR의 첫 홈쇼핑 판매에서 준비된 5200세트가 방송 중 매진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도 나왔다.

토니모리와 잇츠스킨도 홈쇼핑 문을 두드렸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1월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모스키노’와 협업한 ‘모스키노x토니모리 콜라보레이션 에디션’을 GS홈쇼핑을 통해 론칭한 이후 CJ오쇼핑과 NS홈쇼핑 등으로 채널을 확대했다. 신규 메이크업 브랜드 ‘컨시크’도 홈앤쇼핑을 통해 론칭했으며 첫 방송에 매진을 기록했다. 

잇츠한불의 로드숍 브랜드 잇츠스킨도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주력 제품인 일명 ‘달팽이크림’은 롯데홈쇼핑 첫 방송에서만 5000세트가 팔려나가며 역시 매진됐다.  

일찌감치 홈쇼핑을 기반으로 성장한 애경산업과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의 성공도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애경산업이 홈쇼핑을 통해 선보인 AGE 20's(에이지투웨니스)는 ‘견미리 팩트’라는 애칭을 얻으며 회사 대표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에이지투웨니스의 성공으로 2015년 15%에 불과했던 회사 내 화장품 매출 비중은 지난해 51.2%을 기록하며 생활용품을 넘어섰다. 

‘얼굴에 바르는 아이크림’이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AHC는 홈쇼핑을 중심으로 급성장, AHC를 운영하는 카버코리아의 매출은 2014년 약 500억원에서 2017년 5000억원 규모로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성장세에 힘입어 카버코리아는 2017년 글로벌 화장품 기업 유니레버에 매각됐다. 매각대금은 3조원에 달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홈쇼핑은 판매와 동시에 쇼핑호스트들을 통한 적극적인 제품 홍보가 가능한 게 특징”이라며 “짧은 시간 다수의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다는 점, 한번에 대량구매가 이뤄진다는 점은 홈쇼핑만이 가진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프라인에서는 H&B스토어에 밀려나 로드숍 전반이 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판매 채널 발굴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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