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한화그룹이 잇따른 안전사고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1분기 부진한 실적까지 내놓으면서 주가가 더욱 가파르게 미끄러지고 있다. 한화 주가는 21일 장 초반 2만61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17일과 18일 충청남도 서산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발생한 유증기 유출 사고로 인근 주민과 직원들이 병원을 찾는 등 600명이 넘는 피해자가 발생했다. 유출된 유증기는 스티로폼 등 합성수지를 만들 때 쓰이는 인화성 액체 물질로, 사람이 마시면 구토나 어지럼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해당 사업장에서는 지난 4월 나프타분해공정(NCC) 내 메탄가스 드럼 정기보수 중 잔류가스가 폭발하면서 작업자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2월에는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직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났다. 한화 대전공장에선 앞서 지난해 5월에도 폭발사고로 직원 5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바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한화케미칼 울산 2공장에서 발생한 염소가스 누출 사고로 27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다. 해당 사업장에선 지난 2015년 7월 폐수처리장 인근에서 폭발사고가 발생해 협력업체 직원 6명이 숨진 적도 있다. 

당시 사고 직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그룹의 국내외 모든 사업장에서 철저한 안전 점검과 사고 예방 노력에 최선을 다하라”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나 대형사고가 반복되면서 한화의 안전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부진한 1분기 실적도 한화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한화는 올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25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한화의 1분기 매출액은 11조90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했으나 한화생명과 한화케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줄었다.

양지환·이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의 1분기 실적은 당사 추정치를 크게 하회하는 어닝쇼크를 시현했다”며, 한화 목표주가를 기존 5만원에서 3만7000원으로 26%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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