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기자간담회 통해 제품 안전성 검증 결과 알리고 전문경영인 도입 등 약속

20일 열린 부건에프엔씨 기자간담회에서 박준성 대표(가운데)와 회사 관계자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임블리’ 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가 결국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곰팡이 호박즙’ 사건 이후 미숙한 소비자 응대가 논란이 되며 회사가 곤란을 겪자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 임 상무는 향후 ‘인플루언서’로 돌아가 고객과 소통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부건에프엔씨는 ‘곰팡이 호박즙’ 논란의 발단이 된 식품사업을 정리하고 본업인 패션과 화장품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임블리’ 등을 운영하는 부건에프엔씨는 20일 오전 11시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자리에는 박준성 부건에프엔씨 대표가 참석했으며 임지현 상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박준성 대표는 공식입장 발표에 앞서 “고객 여러분과 협력업체 관계자 분들께 당사 관련 여러 이슈들로 인해 혼란과 불편, 걱정을 끼치고 상처를 드린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사는 불편과 우려를 조속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회사 전반에 걸쳐 내부 시스템을 점검, 문제점을 고치고 내실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과연 저희 제품을 사용해도 될지 불안해하는 고객들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제품 안전성 검증이 시급하다고 판단, 화장품 51개 품목과 식음료 제품에 대해 안전성을 재점검한 결과 중금속이나 유해물질 등이 모두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를 받았다”며 제품 안전성을 거듭 강조했다.

실제 이날 부건에프엔씨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지정 화장품 품질검사 시험·검사기관인 ‘인터텍테스팅서비스코리아’에 제품을 의뢰해 전 제품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는 내용의 자료를 공개했다.

더불어 ‘곰팡이 호박즙’ 논란의 발단이 된 ‘호박씨까지 추출한 리얼호박즙’ 제품에 대해서도 ‘과일채소음료의 규격 전 항목 및 성상 검사결과 적합 판정됨’이라는 영천시 보건위생과 공문 등도 함께 언론에 제공해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영천시보건소 위생과는 제품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평가 결과를 5월9일 호박즙 제조 및 유통사인 김재식헬스푸드㈜에 통보했으며 이에 앞서 4월16일 코티티(KOTITI) 시험연구원의 안전성 검증에서도 유해물질과 곰팡이 원인균(대장균, 일반세균, 진균수 등)이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검사 결과가 나왔다. 

또 온라인 상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물류보관 시스템과 설비 역시 외부 기관에서 시행한 현장 조사에서 ‘이상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부건에프엔씨가 지난 5월2일 신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김영성 교수 연구팀과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 호박즙, 블루베리즙, 블쑥즙 제품에 대한 곰팡이 배양 시험을 의뢰한 결과, 상온에서 개봉된 상태로 진행된 시험에서 호박즙 제품 패키지 입구와 마개 부분에서 배양 시험 2주간 곰팡이가 일절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초 논란을 야기한 제품의 돌림형 마개 부분(흡입구)에 곰팡이의 생성 가능성과 진위 여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었다. 

박준성 대표는 “제품 안전성 시험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고객들이 가장 불안해하셨던 블리블리 인진쑥 에센스와 샤워필터 제품에 대해 미개봉 3개월 제품까지 총 5600건을 환불했다”며 “두 제품 모두 안전성에 이상이 없다는 게 확인됐지만 불안해소를 위해 환불을 선제적으로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또 “호박즙 제품 흡입구에서 곰팡이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제보 접수 직후 소비자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판단, 4월3일 호박즙 제품 판매를 중단했으며 2018년 4월부터 2019년 4월까지 판매된 8만7627개 박스(낱개수량 262만8810개) 전체 제품에 대해 전액 환불하기로 결정, 현재까지 약 22억8000만원 상당의 6만9326개 박스에 대해 환불을 완료했다”고 덧붙였다. 

부건에프엔씨는 자사와 관련한 의혹과 루머에 대해서는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안티 계정을 통해 유포, 확산된 인진쑥 밸런스 에센스의 제조일자 조작 의혹은 명백한 허위 사실로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논란을 야기했던 제보자 역시 허위 제보였음을 실토했다고 설명하며 해당 제보자가 잘못을 시인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현장에서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비판과 조언은 겸허히 받아들이되 무분별한 의혹과 악성 루머에 대해서는 향후 적극 대응해 소비자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고객들의 지적 중 패션 제품 디자인 독창성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자체 검열 기준 강화와 우수 디자인 인재 확보 등으로 이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역시 ‘안티’로 돌아선 동대문 협력 업체들에 대해서도 ‘소통이 충분치 못했다’며 사과했다. 

부건에프엔씨는 향후 이슈 해결 및 신뢰 회복을 위해 6가지 대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식품 사업을 중단하고 주력인 패션·화장품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전문성과 투명성을 높이며 임지현 상무는 보직을 내려놓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임지현 상무가 소비자 의견을 직접 듣고 설명하는 소비자 간담회를 6월부터 정기 개최할 계획으로 고객과의 소통 창구도 넓혔다. 자사 제품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사례에 대응하기 위한 제3 중재기구 구성도 제안했다. 이어 고객 관리 시스템 개손, 소비자 옴부즈만 도입 등 고객 의견을 경영 전반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박준성 대표는 “부건에프엔씨는 현재 직면한 어려움과 위기를 자성의 기회로 삼고 새로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모든 분야에서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임지현 상무는 향후 인플루언서로 돌아가 고객과의 소통을 이어간다’는 계획이 ‘경영일선에서 손을 뗀다’는 말과는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정기적으로 소비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회사 홍보, 소비자 소통 등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담당한다는 점에서 경영에서 물러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관련해 박준성 대표는 “상무라는 보직 자체를 내려놓는 것이고 향후 역할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6월부터 (임지현 상무가) 개최하는 소비자 간담회는 정기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임 상무는 브랜드 스피커로서 역할 할 것 같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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