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엔서치마케팅 '고가 인수' 논란···황창규 회장·한상원 대표 검찰고발 당해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한앤컴퍼니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롯데그룹의 롯데카드 매각에 돌발 변수가 등장했다. 롯데카드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최고경영자(CEO) 한상원 대표가 검찰에 고발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 롯데그룹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T새노동조합과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지난 3월 황창규 KT 회장과 한 대표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배임과 조세범 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노조 측은 KT와 KT 계열사인 나스미디어가 한앤컴퍼니의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엔서치마케팅(현 플레이디)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인수 가격을 너무 비싸게 책정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앞서 황 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자본금 2억6000만원이던 엔서치마케팅을 600억원(KT 200억, 나스미디어 400억)에 사들였는데, 이는 당시 엔서치마케팅의 공정 기업가치로 평가되는 176억원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황 회장은 엔서치마케팅 고가 매입으로 KT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고, 한 대표는 초과 이익(424억원)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는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또 노조는 한 대표가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사위인 점을 근거로 들며, KT의 엔서치마케팅 고가 인수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연루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는 지난 3월 기자회견문을 통해 “인수 실무를 추진한 것으로 지목되는 이동수 전 KT 전무의 공모 여부 또한 밝혀져야 한다”며, “이 전 전무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당시 채용된 청와대 낙하산 인사로 최순실 소유의 광고회사에 수십억원의 광고를 몰아줬던 인물”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검찰은 해당 사안에 대해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이에 따라 한앤컴퍼니에 대한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 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은행법 감독규정에 따르면, 금융위는 동일인(기업 총수) 등을 대상으로 형사 소송이나 금융위·공정위·국세청·검찰청 등에 의한 조사·검사가 진행되고 있고, 그 내용이 심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절차를 중단할 수 있다.

또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한 대표의 검찰 수사 결과 및 법원 판단이 나올 때까지 한앤컴퍼니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지연될 경우, 오는 10월까지 롯데카드를 매각해야 하는 롯데그룹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된 롯데그룹은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에 따라 오는 10월까지 금융계열사 지분을 모두 처분해야 한다. 

롯데카드 노조 반발도 넘어야 할 과제다. 

롯데카드 노조는 최근 한앤컴퍼니의 롯데카드 인수를 반대하는 입장을 공식화하고 투쟁에 나설 것을 경고했다.

롯데카드 노조는 입장문을 통해 “한앤컴퍼니는 금융사를 운영한 경험이 없고 경영 능력을 증명한 바도 없다”며, “이런 조직에 롯데카드가 매각된다면 밝은 미래를 전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롯데지주는 지난 3일 롯데카드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 한앤컴퍼니는 롯데카드 지분 80%를 1조44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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