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차원서 증거인멸 지시 정황 포착···윗선 수사 본격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김태한)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은폐한 혐의를 받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29일 밤 결정된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첫 구속 심사다. 

서울중앙지법 신종열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양모씨와 부장 이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신종호)는 지난 25일 증거위조와 증거인멸, 증거인멸교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양씨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양씨 등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적인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 과정에서 요청받은 자료를 위조한 혐의도 있다. 

특히, 검찰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의 업무용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서 삭제된 문서를 복구해 분석한 결과, 과거 미래전략실 핵심 인사들이 주축이 된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직접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의심되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전실은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조직으로, 지난 2017년 해체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양씨 등에게 누구의 지시로 증거인멸 작업을 벌였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네이버금융 캡처>

해당 소식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53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거래일보다 1.59%(5500원) 떨어진 3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물산도 소폭(0.97%) 하락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그룹 차원의 개입이 있었던 정황이 드러나면서, 검찰 수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검찰은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회계법인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검찰 압수수색 대상에 삼성물산과 삼성·안진·삼일·한영 등 4개 회계법인 등이 포함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검찰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제일모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고의로 부풀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