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아니라 '소프트'한 소재 마감재 떨어진 것…구조물에 맞은 차량 보닛 멀쩡하지 않나"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천장 붕괴 사고 현장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홈플러스(사장 임일순)가 인천 송도점 매장 주차장 천장 일부가 무너지는 사고에도 매장 내 소비자와 직원들을 대피시키거나 안내방송을 하는 등의 조치없이 영업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홈플러스는 사고 당일인 지난 20일 천장 콘크리트가 무너진 게 아니라 ‘소프트’한 재질의 마감재가 떨어진 만큼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사실이 지역 커뮤니티 등에 알려지면서 주로 어린아이를 동반해 매장을 찾았던 부모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 조짐이 확산되고 있다. 천장 구조물이 무엇이 되었든 사고가 발생했으면 안내 방송을 했어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바탕에 있다. 

사익을 위해 지역주민과 직원들의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23일 유통업계와 KBS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9시45분쯤 홈플러스 인천 송도점 지하주차장 천장 마감재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사고를 목격한 일부 시민들은 위험을 느끼고 대피했으나 당시 매장 내에서 쇼핑 중이던 홈플러스 소비자들에게는 이 같은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트 측이 건물 자체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 아래 사고 사실을 고지하는 안내 방송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서다. 사고 현장에도 ‘환경 개선 작업 중’이라는 팻말을 붙여 이 주변을 오가는 소비자들도 사고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 KBS 취재 결과 홈플러스는 인명 피해가 없었다며 관련 기관 등에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해당 마감재는 ㎡당 30㎏ 가량의 무게여서 1m 이상의 천정에서 떨어질 경우 위험할 수 있다고 KBS는 설명했다. 이 매장의 주차장 천장 마감재가 이전에도 비슷한 이유로 갈라지고 뜯겨 나간 적이 있었다고도 보도했다. 

마트 측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관할 구청에 사고 사실을 알리고 건물 안전진단에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2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22일 안전진단을 통해 영업에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으며 보수 공사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며 “때문에 사고가 난 해당 주차장 한 층만 폐쇄한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왜 대피를 유도하는 등의 안내가 없었냐는 질문에는 “매장 내부 사고가 아니라 주차장 천장 마감재 일부가 떨어진 사고였다”며 “제보 사진이나 현장을 살펴보면 알겠지만 (천장에서 떨어진) 마감재는 콘크리트가 아니다. 건물이 위험할 정도라면 잔해를 맞은 자동차가 망가져야 정상인데 자동차 보닛 위에 (마감재가) 떨어졌는데 자동차는 멀쩡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차장 천장 일부가 떨어졌다고 매장이 문을 닫아버리면 거꾸로 쇼핑을 원하는 다른 고객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며 “안전이 확인됐기에 쇼핑에 지장이 없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홈플러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외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 송도지역 주민 4만여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 한 지역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집단 불매운동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홈플러스의 안전불감증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안일한 대처를 비난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줄을 잇고 있다.

‘인명피해가 없었다고 안심해야 하나. 자녀의 머리 위로 30kg의 구조물이 떨어졌다면 어찌 되었겠냐’는 우려와 ‘큰 사고를 겪으면서도 안전불감증은 제자리’라는 성토가 주를 이룬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저희 건물도 아니고 저희가 건설한 것도 아니지만 세입자로서 관리의 책임이 있기에 이번 사고를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좀 더 세심하게 안전관리를 해야 한다는 점은 통감한다”면서 “소비자들이 콘크리트가 무너진 것으로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런 만큼 고객들이 덜 놀라도록 적극적으로 (위험상황이 아님을) 알리고 있다”고 답했다. 

홈플러스의 대처에 실망감을 드러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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