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美 FDA와 임상3상 재개 논의…식약처 "아직 결정된 사안 없어"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 <코오롱생명과학 제공>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주성분 변경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코오롱생명과학이 내달 예정된 미국 FDA 대면 미팅 결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 자발적으로 인보사의 유통·판매를 중지한 코오롱생명과학이 성분 변경에 고의성이 없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허가취소라는 최악의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인보사 사태와 관련한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는 인보사 미국 3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허가 당시 식약처에 제출한 자료와 실제 의약품 성분이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시작됐다.

사람연골세포(HC)와 형질전환세포(TC)가 3대 1의 비중으로 구성된 인보사의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유래세포’인줄 알았으나 ‘293세포에서 유래된 세포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2004년 특성분석을 했을 당시 TC는 ‘연골유래세포’로 판단됐으나 최신 기법인 STR 검사를 통해 다시 특성분석을 한 결과 TC가 ‘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즉, 세포 자체가 바뀐 것이 아니라 최신 기법이 도입되며 초기 임상단계에서는 연골유래세포로 판단된 세포가 293 세포에서 유래한 세포주임이 뒤늦게 드러난 것뿐이며 이에 고의성은 없다는 것이다. 아울러 TC세포의 명칭이 달라졌을 뿐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도 재차 강조해 왔다.

이에 따라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명칭변경을 진행 할 계획이며, 내달 미국 FDA와 대면 미팅 후 현재 중단한 미국 임상 3상 진행을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혀왔다.

하지만 관련업계에서는 허가 당시와 다른 성분이 확인된 이상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안전성과 유효성 여부를 떠나 허가 성분과 실제 성분이 다른 의약품 제조 및 판매 자체가 현행법 위반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인보사의 성분으로 드러난 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진 만큼 기존 투약환자들을 중심으로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긴장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에서는 종양 유발 가능성 때문에 293세포를 치료제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코오롱생명과학은 그동안 방사능 조사를 진행해 인보사의 종양 유발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식약처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에 세포주가 바뀐 과정을 과학적으로 입증할 것을 요구하는 동시에 연골세포로 품목허가 신청을 하게 된 경위를 규명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식약처는 자체 조사를 거쳐 인보사에 적시된 내용물을 변경하는 ‘품목변경’과 시장에서 곧바로 퇴출되는 ‘허가취소’ 등의 처분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내달 초 예정된 미국 FDA와의 대면 미팅 결과가 식약처 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코오롱생명과학은 FDA 미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식약처는 현재 인보사에 대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매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국내에서 허가취소를 했는데 미국에서 임상 승인이 날 수도 있고, 반대로 국내에서 허가를 했는데 미국에서 임상 취소가 될 수도 있다”며 “FDA와 식약처의 판단이 엇갈릴 경우 또 다시 논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식약처도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293세포가 종양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윤리적인 문제가 함께 제기되며 허가취소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 된다면 약의 가치를 우선해서 보는 분위기”라며 “미국에서는 293세포 사용을 문제 삼기보다 기전 자체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내보다 과학적인 측면에서 접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식약처는 인보사 사태와 관련해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인 만큼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최승진 식약처 바이오의약품품질관리과 과장은 “현재 자료조사 중이기 때문에 해당 문제에 관한 입장을 내놓기는 어렵다”며 “미국 FDA 임상 재개와 관련해서는 아직 예단할수 없으며 인보사와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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