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연케이블 쓰지 않거나 국제기준이 아닐 가능성

황창규 KT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길연경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7일 작년 11월 24일 발생했던 KT 아현지사 화재 진상 규명과 정부의 관리 감독 소홀 문제를 점검하고자 책임자로 KT 황창규 회장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채택해 화재 발생 약 5개월 만에 청문회를 개최했다. 청문회는 KT가 청문회 참고인 압박과 화재 원인 조사를 조직적으로 방해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으나 밝혀내지는 못했다. 

당초 오전 10시에 진행될 청문회는 11시 반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청문회 책임자로 채택된 유 장관의 불참 관련 여야 간 정치적 공방이 이어졌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이 KT가 협력사를 협박해 참고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김철수 KT 사용직노조 경기지회장이 불출석했다는 주장을 했다. 그는 "김 참고인은 다른 동료에게 피해가 가는 부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결국 출석을 못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KT 외압 행사 의혹에 대한 위원회 차원에서 황창규 회장의 진위파악과 그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이 부분에 대한 조처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가 조직적으로 화재 원인 조사를 방해했는 의혹과 관련해 여당 김성수 의원도 "올해 1월 10일 황창규 회장 명의로 협력사에 보낸 공문을 보면 'KT의 입지를 저해한다고 판단되는 경우는 KT 사업장과 맨홀 등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상황으로, 협력사들이 특별히 주의해달라'고 적혀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바른미래당 박선숙 의원은 소방청의 화재원인 조사에도 KT가 불성실하게 대응했다는 주장을 했다. “(KT는 소방청 조사과정에서) 도면자료 수집은 안된다, 현장조사는 이미 철거해서 안된다, 회선절차에 대해서 무응답, 면담은 지침 받아야 한다고 미뤘다”면서 조직적이고 의도적인 조사방해의 의혹을 제기 했다. 참고인으로 참석한 윤영재 소방청 소방령도 “일부 조사 관련 방해를 느꼈다. 자료 제출 5건을 요청했는데 빠른 것은 1일, 늦은 것은 20일이 걸렸다”며 박 의원 주장을 뒷받침했다. 박 의원은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상임위차원 고발조치를 요구했다. 

민원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에 대해 "명시적으로 들은 적이 없다. (KT에서) 그런 지침이 있었었다면 잘못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도 "사고가 나면서부터 모든 화재에 관한 원인 규명과 소방조사나 과기부에 대한 모든 부분에 대해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를 강조해 왔다"며 "이 부분은 오늘 처음으로 이야기 듣는다"고 말했다. 

청문회까지 열었지만 79m에 달하는 구간이 전소되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기부는 서울 소방본부의 화재보고서를 통해 "출입이 제한된 상황이므로 전기적 원인에 의한 발화가능성이 높다"며 “환풍기 제어반에서의 발화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고의적 방화나 담뱃불 유입, 인화성 가스에 의한 발화 등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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