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판매 금지 등 제약 많아 정부 기대만큼 흥행 의문…대기업 운영 출국장면세점과 경쟁 어려운 환경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소비자 여객편의 향상을 위해 국내 첫 도입되는 입국장면세점 사업자 후보가 SM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로 압축된 가운데 기존 출국장면세점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협소한 면적으로 사실상 명품 유치가 어렵다는 점, 담배 판매가 불가하다는 점, 면세한도 증대가 없었다는 점 등이 입국장면세점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기념품가게’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입국장면세점을 인천공항에 시범 운영한 뒤 향후 타 지역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인만큼 SM과 엔타스가 초기 성공적인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을 지 업계 안팎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1일 면세업계와 인천공항공사 등에 따르면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 사업자로 하나투어 계열의 ㈜에스엠면세점(SM면세점)과 인천향토기업 ㈜엔타스듀티프리가 선정됐다. 입국장면세점은 1터미널에 2곳, 2터미널에 1곳 등 총 3개가 설립될 예정이다. 

입국장면세점은 해외여행 기간 국내에서 산 면세품을 휴대해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 해외소비를 국내로 전환해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이 결정됐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제안서와 입찰가격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해 지난 19일 제1여객터미널사업권(AF1)과 제2터미널 사업권(AF2) 모두 이들 2개 업체를 복수 사업자로 선정하고 이를 관세청에 통보했다.

관세청은 인천공항공사의 입찰 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빠르면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최종 낙찰 대상자를 선정, 인천공항공사에 통보한다. 심사 결과 두 업체 중 한 곳만 최종 선정될 수도 있고 두 업체가 사업권을 나눠 가질 가능성도 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최종 낙찰 대상자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공사 측은 2개월 간의 운영 준비 기간을 거쳐 정부가 발표한 일정대로 5월 말부터는 신규 사업자가 정상 영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자를 중소기업으로 한정한만큼 출국장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는 데다 매출 비중이 높은 담배 판매가 금지되면서 경쟁력 약화 우려를 낳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중도 철수하는 사례가 지난해에 이어 또 생길지도 모른다는 지적이다.

입국장면세점은 출국장면세점 대비 국산품, 중소기업 제품 비중을 높였으며 국내 시장 교란 우려가 있는 담배 판매를 금지했다.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품목은 술, 화장품 정도로 줄어든다. 사실상 ‘기념품 가게’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명품 유치가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입국장면세점 3곳은 각 100평 남짓의 협소한 면적으로 5000평 이상의 출국장 면세점과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이 관심을 보일 리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콧대 높은 일부 명품 브랜드의 경우 자사 제품만을 위한 공간만으로 100평 상당을 요구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면세한도가 600달러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업계에서는 입국장면세점 도입과 함께 면세한도가 1000달러 수준으로 증대될 거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정부는 현안을 유지했다. 

SM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의 경영능력도 완전히 검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SM면세점의 경우 2016년 279억원, 2017년 275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시내 면세점 규모를 줄여 축소 운영할 정도로 고전하고 있는 상태다. 

600억원 대 매출규모의 엔타스 면세점은 2016년 대비 2017년 소폭 매출이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12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출국장면세점들에 전혀 타격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판매 품목이 겹치는 기내면세점이 고객을 뺏길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또 “담배 판매가 금지되고 명품 입점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매력적인 상품군이 다양하게 갖춰질 수 있을 지 의문이며 해외여행지 등에서 이미 상당한 지출을 하고 돌아온 국내 소비자들이 다시 입국장에서 돈을 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키우려는 정부 취지는 좋지만 시내 면세점에 우후죽순 진출한 중소·중견 면세점 대부분이 적자를 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과연 입국장면세점이 기대만큼 신규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 경제 효과를 가져올 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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