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대표가 회사 지분 100% 소유한 '개인회사'…딸 보모 급여 등 회삿돈으로 처리한 혐의

안정호 시몬스 대표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국내 침대업계 2위 시몬스의 ‘오너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찰이 이 회사 안정호 대표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포착, 회사를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져서다.

필리핀 국적 여성을 안 대표 딸의 개인보모로 고용하고 급여를 회삿돈으로 지불한 혐의 등이 ‘가사도우미 불법고용’으로 도마에 오른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일가와 닮은꼴이다.

19일 경찰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가구업체 시몬스의 경기 이천 본사와 서울 강남구 서울영업본부 등을 지난 18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수사관 총 18명을 투입해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안정호 대표가 필리핀 국적 여성 2명을 딸의 보모로 고용하고 이들 급여를 회사 자금으로 지급하는 등 업무상 배임 혐의를 포착해 지난 2월부터 내사를 벌여왔으며 최근 정식 수사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해 정확한 지출 내역 등을 파악한 뒤 안 대표 등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관련 의혹은 이미 올해 초 언론을 통해 제기됐다. 앞서 지난 1월 JTBC가 안 대표의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및 자택 인테리어 비용을 회삿돈으로 처리한 정황 등을 보도한 바 있다. 

시몬스는 안정호 대표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한 개인회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다. 

개인회사의 경우 특히 ‘회삿돈=개인돈’이라는 인식이 팽배할 수밖에 없는 구조여서다. 

실제 시몬스가 2018년 공개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16년 배당금(2017년 미공개)은 총 100억원으로 이 돈은 주식 100%를 보유한 안 대표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발행주식수 10만주에 1주당 배당금은 10만원으로 책정됐다. 

배당성향은 77.12%에 이른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의 비율이다. 시몬스의 2016년 당기순이익은 129억원 선이었다. 사실상 회사가 벌어들인 돈 대부분이 안 대표 개인돈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회사 순수익 80% 상당을 챙겨가면서도 개인이 지불해야 할 가사도우미 비용 마저 회삿돈으로 처리했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유와 경영이 일체화된 ‘1인 지배 체제’ 회사 특성상 의사 및 경영결정에 제한을 받지 않아 오너의 비위(非違)나 도덕적 해이를 견제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양한 의견 수렴이 어려운 폐쇄적 경영 구조가 각종 편법이나 갑질 문제를 낳는다는 얘기다. 

시몬스 역시 ‘갑질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처지다. 지난해 말 대리점주 14명으로 구성된 ‘시몬스 갑질 저지 비상대책위원회’가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거래 신고서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호 대표의 형인 안성호 대표가 경영하는 ‘형제기업’ 에이스침대와 함께 국내 침대 시장을 과점하면서 매트리스 가격대를 지나치게 고가로 형성했다는 지적도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

에이스침대 역시 안성호 대표와 그 아버지인 안유수 회장이 회사 지분 79.56%를 들고 있어 ‘무늬만 상장사’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표가 회사 지분 100%를 들고 있어 ‘오너가 곧 기업’ 인 구조인 경우 오너리스크에 훨씬 취약할 수 밖에 없다”며 “감시와 견제가 없는 기업이 부패하기 쉬운 건 당연한 게 아니겠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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