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광주은행 8배 이상 출연금 제시해 금고 탈환···지방은행 설 자리 잃나

한국은행 자금 방출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지방은행들이 지방자치단체 금고 유치를 위해 과다한 출연금 경쟁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에 지자체 금고지정기준을 개선해달라고 요구했다. 

부산·대구·광주·제주·전북·경남 등 6개 지방은행은 지난 11일 은행장 및 노조위원장 공동명의로 ‘행정안전부 지자체 금고지정기준 개선에 관한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최근 일부 시중은행이 과다한 출연금을 무기로 지자체 금고까지 무리하게 공략, 유치하고 있다”며, “지역민의 부담으로 조성된 지역 공공자금이 다시 역외로 유출돼 자금 혈맥이 막힌 지방은행은 경제 선순환 역할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지방경제는 더욱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역경제 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지방은행의 생존을 위해 금고 출연금만으로 공공금고가 정해지는 현재의 금고 선정기준은 반드시 합리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며, “지역민의 거래편의성, 금고시스템 운영, 지역경제 기여도 등 금융본업의 평가를 통해 경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이처럼 반발하고 나선 이유는 최근 시중은행이 막대한 출연금을 내세워 지자체 금고 운영권을 따내고 있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5년부터 23년간 광주광역시 남구 제1금고를 맡았던 광주은행은 지난해 KB국민은행에 자리를 뺏겼다. 당시 KB국민은행이 제안한 출연금은 25억원으로 광주은행이 제안한 3억원과 8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논란이 일었다. 

KB국민은행은 광주 광산구에서도 64억4000만원의 출연금을 제안하면서 30년 동안 1금고를 운영해온 NH농협은행을 제치고 금고를 차지했다. 이에 반발한 농협과 지역 농민들은 광주지방법원에 구금고 계약체결 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실제 시중은행은 지자체 금고에 막대한 금액을 출연하고 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지자체 금고 출연금 현황’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이 지난 2014년부터 지난해 9월 말까지 17개 광역 지자체에 출연한 금액은 총 4037억원으로 집계됐다. 우리은행이 176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NH농협은행 1209억원 △신한은행 698억원 △KEB하나은행 235억원 △KB국민은행 134억원 순이었다.

지방은행 한 관계자는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방 분권 정책과 맞물려 지역 중소기업육성과 중·서민 금융지원에 앞장서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은행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적 배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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