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22일 조정 실패해, 법적공방 계속될 전망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삼성물산(건설부문 대표 이영호)과 쌍용건설(대표 김석준)이 2015년부터 장기간 이어오고 있는 ‘서울지하철 9호선 3단계 건설 공사비’ 분쟁이 더욱 길어질 조짐이다. 지난 2월22일 진행된 조정에서 양측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재판부가 먼저 조정을 권했던 만큼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어려운 사건이었던데다, 1심에서 패소한 쌍용건설은 항소심을 앞두고 법률 자문사를 김앤장 법률사무소로 바꾸는 등 승소를 위해 힘을 쏟고 있어 분쟁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6일 법조계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쌍용건설에 제기한 공동원가분담금 청구소송의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법 민사22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이 사건을 조정에 넘겼지만, 양측은 끝내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조정은 법원이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절차로, 조정이 성립되면 사건은 마무리된다. 하지만, 이에 실패해 두 건설사는 법적 공방을 이어가게 됐다.

앞서 1심에선 삼성물산이 승소했지만, 항소심을 심리하는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월 2차 변론기일에서 조정에 회부했던 사건이다.

문제가 된 공사는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석촌역을 연결하는 서울지하철 9호선 연장사업으로, 삼성물산(54%)·쌍용건설(40%)·매일종합건설(6%) 컨소시엄이 수주했다.

이 구간은 2014년 8월 석촌 지하차도에서 발생한 싱크홀의 원인이 되면서, 삼성물산과 쌍용건설의 갈등도 시작됐다. 삼성물산이 요구한 공사분담금 규모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2015년 2월 싱크홀 원인규명과 복구비용 등의 이유로 총 1098억원의 비용이 추가로 발생했다고 쌍용건설에 통보했다. 그러나, 쌍용건설은 추가 비용 규모가 지나치다며 반발했다.

쌍용건설 측은 싱크홀과 별개로 삼성물산의 실행률 은폐와 부당한 원가상승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삼성물산이 2014년 3월부터 공사원가율을 고의적으로 은폐하고 2015년 2월에서야 공개했단 게 쌍용건설의 주장이다. 이 때문에 쌍용건설은 회생절차 기간 중 손실 사업장에 대한 계약 해제 기회를 잃었단 설명이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고의적으로 공사원가율을 은폐한 사실이 없단 입장이다.

한편 앞으로의 소송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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