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물량 비중 65%…중소형건설사 분양 우려

부산 미분양 주택이 4000가구를 넘어선 가운데, 올 상반기 신규분양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사진은 부산 해운대구 한 아파트 모습.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부산 미분양 주택이 4000가구까지 돌파한 가운데, 올 상반기 부산에선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1만여가구가 넘는 대규모 신규분양이 예정돼 있어 걱정이다.

특히, 부산에서 1~6월동안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가 공급할 물량은 전체 물량 중 65%나 차지한다. 10대 건설사들의 브랜드 단지로 인해, 중소형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는 미분양 우려가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21일 부동산인포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분양예정 아파트는 총 12개단지, 1만2524가구다. 이 중 6개단지, 8115가구는 10대 건설사 물량으로 전체의 65%다.

전국 상반기 분양물량과 비교해도 부산의 10대 건설사 쏠림 현상은 눈에 띈다. 같은 기간 전국 분양물량은 227개단지, 총 19만7344가구로 10대 건설사 물량은 82개단지, 9만7665가구다. 즉, 10대 건설사 비율은 49.3%에 그친다.

이 같은 부산 쏠림 현상은 수년 전 부산 부동산 호황기에 정비사업을 비롯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전의 결과란 풀이가 나온다. 실제 10대 건설사의 6개단지 중 4개단지가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 단지다.

4월에 부산진구 전포동에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림산업은 전포1-1구역을 재개발해 1401가구 중 853가구를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역시 5월에 부산진구 연지동의 연지 2구역을 재개발해 총 2616가구 중 1360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다만,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3월 동래구 명륜동에서 정비사업이 아닌 100% 일반분양에 나선다. 힐스테이트 명륜 2차 총 874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문제는 부산 미분양 주택이 최근 더 늘고있단 점이다. 부산시 통계를 보면, 2018년 12월 기준으로 부산 미분양 주택은 4153가구로 전달(11월)의 3920가구보다 233가구 더 늘었다.

2018년 1월 당시 미분양 주택이 2291가구로 집계되면서 3년만에 2000가구를 넘어선 이후, 계속해서 증가해 4000가구를 돌파한 상황이다.

특히, 분양시기를 확정하지 못한 물량도 있어 올해 부산은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물량이 나올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미분양 주택은 쌓이고 있는데, 공급이 쏟아져 나오면 부동산침체는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부산은 2014~2015년엔 전국에서 분양열기가 가장 뜨거운 지역 중 하나였지만, 부동산 규제 강화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 중이다"면서 "공급이 쏟아지면 미분양 문제가 더 심화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부산은 부동산 침체기 중에도 브랜드 단지에 대한 충성도가 비교적 높은 지역이다. 지난해 10월 분양에 나섰던 '동래 래미안아이파크'는 130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2만2468명의 청약자가 몰려 평균 17.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부산 상황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브랜드 아파트에 대한 충성도가 어느 곳보다 높은 곳"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건설사들의 브랜드단지가 쏟아져 나오면 중소형건설사들은 분양에 소극적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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