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24 편의점주들과 소송 진행 중 "업태 달라 겹치는 부분 적다…해결책 무(無)"

<뉴스1>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전략사업인 ‘노브랜드 전문점’이 소상공인들과의 끊임없는 마찰로 시끄럽다.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앞서 ‘이마트24’ 편의점주들과의 소송전 등 예민한 문제들을 털어내지 못해서다.  

전통시장 내 입점하는 ‘상생스토어’ 등으로 골목상권 침해 문제에는 나름의 대안을 강구했지만 자사 편의점주들의 거센 반발에는 아직 뚜렷한 해법이 없는 상태다. 

이마트 측의 강력한 해결의지도 보이지 않고 있어 노브랜드와 이마트24가 한 지붕 아래 ‘적과의 동침’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의 노브랜드 전문점은 지난해 말 가맹사업 진출을 선언하고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2016년 7개에 불과했던 매장 수는 최근 200개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브랜드에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적극적인 지지가 바탕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부작용도 적지 않다.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에 따른 소상공인들의 생존권 위협 문제, 이마트24와의 사업 유사성으로 인한 편의점주들과의 대립은 여전히 미해결 과제다. 

앞서 노브랜드는 소상공인들의 반대로 출점이 가로막힌 사례가 있었다. 울산 방어점은 영업개시가 일시 정지됐고 부산 강서구 신호점, 해운대구 중동점, 북구 화명점은 입점이 취소됐다. 

이마트는 전통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입점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인들과의 마찰을 줄여 나가고 있다.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 맞춤형 점포다. 매장 별로 시장 상인들의 요구에 맞춰 품목 구색을 달리해 ‘겹치기 장사’를 피하는 방식이다. 

노브랜드가 젊은 소비자들을 전통시장으로 끌어들이는 유인책 역할을 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더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또 다른 ‘가족’인 이마트24 편의점주들과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같은 기업 집단에서 유사 업종의 새 점포를 근접 출점해 편의점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다. 

점주들과의 소송전은 진행형이다. 일부 이마트24 점주는 관할 법원에 이마트를 상대로 노브랜드 직영점 영업금지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1심에서는 이마트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양측 다 마음을 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품 중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편의점에서 노브랜드 제품을 철수한 것도 ‘신종 갑질’이라는 비난만 샀다. 편의점 손님 감소·수익 하락 가능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

본사가 새로 개발한 ‘아임e’등 편의점 자체 브랜드는 낮은 인지도로 소비자 유입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점주들의 입장이다. 노브랜드 전문매장을 띄우기 위해 사실상 편의점을 버린 게 아니냐는 볼 멘 소리가 점주들 사이에서 나오는 이유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신세계그룹 채용박람회에서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의 근접출점 문제를 지적 받자 “이마트24와 노브랜드 전문점이 모이면 시너지가 나야지 서로를 깎아 먹으면 안 된다”면서 “점주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나 정 부회장의 이 같은 ‘공언(公言)’은 ‘공언(空言)’에 그치게 될 전망이다. 사실상 이마트 측이 해결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마트 한 관계자는 이날 편의점주들과의 마찰에 뚜렷한 해결책이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별도의 상생방안이나 해결책을 모색하는 건 없다”는 다소 예상 밖의 답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노브랜드는 ‘하드 디스카운트 스토어’로 기존에 없던 업태”라며 “편의점의 (주력상품인) 즉석식품과 담배 등을 판매하지 않으니 겹치는 부분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업태가 다르니 근점 출점도 크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도 “일단은 그렇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