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꾀한 LF·신세계인터·한섬 등 장사 잘했는데 삼성은 부진…매각설 '솔솔'

삼성물산 패션부문 홈페이지 갈무리

[한국정책신문=한행우 기자] 삼성물산(패션), LF, 신세계인터내셔날, 한섬 등 주요 패션 대기업 상장사 가운데 삼성물산만 지난해 실적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수익성 모두 뒷걸음질 쳤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7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0.6%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50억원으로 24.2% 떨어졌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9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동일한 3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에 비하면 4분기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삼성그룹의 모태인 제일모직이 전신이다. 2015년 삼성물산에 합병됐다. 남성복 위주의 사업군에서 2012년 패스트패션(SPA) 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하는 등 신사업에 도전했지만 부진했다.

과거 ‘LG패션’이었던 LF는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전체 실적은 공시 전이지만 3분기 누적 매출 1조205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59억원으로 22.4%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LF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1조7120억원, 영업이익은 129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대비 각각 6.9%와 17.3% 늘어난 수준이다. 

신세계백화점내 해외사업부로 시작해 1996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해 매출이 14.6% 증가한 1조263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55억원으로 118.3% 급증했다. 

한섬도 두 자릿수 영업이익 증가율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한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67.3% 증가했다. 매출은 1조2992억원으로 5.7% 늘었다. 한섬은 타임, 마인, 시스템, SJ 등을 보유한 토종 여성복 브랜드 강자다.  

수익성 지표도 한섬과 LF가 돋보인다. 한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7.08%다. LF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6.29%, 신세계인터내셔날은 4.39%를 기록했다. 반면 삼성물산 패션부문 영업이익률은 1.87%에 불과하다. 

명운을 가른 것은 사업다각화 등 변신 전략이다.

LF는 LG패션에서 2014년 이름을 바꾸고 패션에서 '라이프 스타일' 전문기업으로의 변신을 꾀했다. 인수·합병(M&A)으로 식품, 유통 등으로 사업을 넓혔고 지난해 말에는 국내 3위 부동산 신탁회사 코람코자산신탁도 품에 안았다. 

한섬은 현대백화점과 손잡고 ‘윈윈효과’를 누리고 있다. 1등 여성복 브랜드와 백화점 유통 채널의 결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로 분석된다. 한섬은 2012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됐다.

신세계백화점도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패션 계열사로 두고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롯데백화점도 패션 브랜드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거론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오너인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지난해 말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패션에서 손을 떼면서 매각설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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