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차 교섭 '기본급 인상' 입장차 팽팽…최악의 경우 '공장폐쇄' 우려

르노삼성 부산공장 전경. <뉴스1>

[한국정책신문=백소민 기자] 르노삼성은 끝이 보이지 않는 장기간의 노사 갈등이 이어지며, 현재 '제2 한국 GM사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4일 르노삼성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지난 12일 제14차 임금 협상을 벌였으나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채 종료됐다. 노사는 고정비인 기본급 인상을 놓고 심각한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월 10만667원 인상, 자기개발비 월 2만113원, 격려금(300만원+기본급의 250%)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반해 르노삼성 측은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최대 1400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사가 임단협에서 평행선을 달리면서 노사갈등은 8개월 째, 부분파업은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노조는 13일 주·야간조 각각 4시간씩 총 8시간 동안 부분 파업을 한데 이어, 15일에도 부분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간 총 32차례, 120시간 파업을 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1년 르노삼성 노조 설립이래 최장기파업이다.

이로 인해 르노삼성이 휘청이고 있다. 2018년 말까지 98%에 달했던 공장가동율은 올해 들어 75%로 떨어졌다. 파업 기간 누적 생산 차질은 물량으로는 6000여 대, 금액으로는 1200억원에 이른다. 노사대립심화로 파업이 더욱 길어질 경우 회사의 타격은 훨씬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도 노조와 르노삼성 본사는 좀처럼 초강경 협상태도를 누그러뜨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최근 프랑스 본사는 자회사인 르노삼성자동차에 ‘노조가 파업을 계속할 경우 신차 위탁생산을 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노조는 총파업으로 맞서겠다는 강경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르노삼성 노사가 임단협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평행선을 지속할 경우 결과는 공장폐쇄사태를 부를 수도 있다다는 점에서 문제는 심각하다. 르노삼성은 신차배정 중단을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단협이 이달 말이나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끝나야 르노삼성은 본사와 로그의 후속 생산 물량 배정을 차질 없이 논의할 수 있게 된다. 즉 르노삼성의 생존권을 쥐고 있는 신차배정이 가능하게 된다.

오는 9월 생산 계약이 만료되는 닛산 로그는 부산공장 가동률에 절대적이다. 지난해 부산공장에서 생산된 로그는 전체(21만5809대)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수출 물량에 있어서는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이에 후속 물량을 배정받지 못할 경우 르노삼성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 본사가 후속 물량을 일본·미국 쪽으로 돌릴 수 있다.

지난해 르노삼성이 수출한 닛산 로그 생산량은 10만7245대로, 사실상 르노삼성의 존폐 여부가 로그 생산에 달려 있다. 자동차업계는 이 경우 르노삼성이 가동율 하락을 들어 대량해고를 단행하거나 공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둘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한다.

르노삼성차는 로그 재계약이 불발돼 부산공장 가동률이 절반으로 줄게 되면 전체 2300명의 인력 가운데 3분의 1인 800여명을 감원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