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노사관계 정상화 전엔 경영복귀 안돼"···김승연 회장 자택 앞 시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청와대에서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의 타운홀 미팅에 참석 전 대기업 총수들과 티타임을 갖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 들어서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집행유예 만료 시점이 약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 회장이 슬그머니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자들은 김 회장의 경영복귀를 반대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조(이하 금속노조) 삼성테크윈지회는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기 전에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것을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공기 등에 쓰이는 엔진을 만드는 방산업체다. 지난 2015년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매각되면서 한화테크윈이 됐다가 다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5개사로 분할됐다. 삼성테크윈지회는 2015년 노조 결성 당시 이름을 그대로 사용 중이다.  

금속노조는 “삼성에서 한화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삼성의 무노조 경영부터 한화의 무책임 경영까지 모두 겪고 있다”며, “회사는 교섭창구 강제 단일화를 악용해 민주노조를 고립시키고 어용을 지원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김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다는 소문이 무성한데, 제대로 된 경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노동자들에 대한 존중하는 것”이라며, “한화가 국내, 세계적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와 상생해야 한다는 부분을 다시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배임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 받았다. 당시 김 회장은 자숙의 의미로 ㈜한화,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한화L&C, 한화갤러리아, 한화테크엠, 한화이글스 등 총 7곳의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오는 18일 김 회장의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면서 김 회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화그룹 측은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할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슬그머니 경영에 복귀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김 회장은 집행유예 기간에도 한화그룹 회장 및 대주주 자격으로 국내외에서 실질적인 경영활동을 이어온 데다, 최근 들어 회사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지 공장 준공식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해 주요 계열사 점검에 나섰다. 또 지난 2017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당시 경제사절단에 포함됐으며, 지난달 15일에도 청와대 초청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 참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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