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입찰 여부 관심…"수익성 낮아 '계륵' vs 강남 '프리미엄 브랜드' 세울 기회"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시공사 재선정을 하게 되면서,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시공능력평가 1~8위 대형건설사들이 최종입찰까지 참여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반포주공1단지 모습.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시공사를 새로 선정하게 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이하 반포3주구) 재건축 사업에 참여의사를 표한 대형건설사들이 실제 수주전에 참여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포3주구는 기존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의 선정을 취소하면서, 갑작스레 대형건설사의 뜨거운 수주전이 펼쳐질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0일 시공사 재선정을 위해 열린 현장설명회엔 시공능력평가 1~8위 건설사 삼성물산·현대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GS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참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반포3주구는 자칫 계륵으로 전락할 수 있단 목소리가 나온다. 규모는 크지만 수익을 내긴 어렵단 사업장이란 평가와 함께, 조합 내 갈등이 여전해 사업 추진이 순조롭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강남 재건축 단지인만큼,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인근 자사 단지와 프리미엄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수 있단 게 강점이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반포3주구와 마주보고 있는 1단지의 1·2·4주구를 이미 수주해, 일대 ‘디에이치’(현대건설 프리미엄 브랜드) 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를 성공적으로 재건축한 대림산업도 반포에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 단지를 또 하나 세울 수 있는 기회다.

대우건설도 반포1단지와 맞닿은 신반포15차를 앞서 수주했으며, 아직 프리미엄 브랜드가 없는 롯데건설은 현장설명회에서 새로운 프리미엄 브랜드를 반포3주구에 적용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업성 글쎄…조합 내홍 여전

반포3주구는 전용면적 72㎡ 1490가구가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만 8087억원인 대규모 사업이지만, 시공사로선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수 있단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재건축 사업은 조합의 요구 조건을 맞추다 보면 수익성을 내기 어렵다”며 “특히, 강남의 대규모 단지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세우는데다 조합원들도 많기 때문에 의견을 모으는 데에도 시간이 소요돼 사업이 지체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포3주구의 조합 내부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최흥기 조합장을 필두로 반포3주구 조합은 지난 7일 임시총회를 열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시공사 선정 취소를 결정했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이 결정 과정에 흠결이 있다고 주장하며 최 조합장의 해임을 촉구하고 있다.

최 조합장의 해임을 원하는 조합원들은 지난 20일 임시총회를 열고 조합장 해임 안건을 상정했지만 성원 미달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들은 반포1단지의 타 주구에 비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조합장 해임을 원하는 한 조합원은 “조합장 해임 총회 개최를 위해선 이날 812명이 참석해야하는데, 서면결의서(653장)와 직접 참석자를 합치면 총 760명이 참석해 약 50명가량 부족했다”면서 “760표는 절대 가볍지 않다”고 쉽게 물러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이 조합원은 이어 “최 조합장은 본인 임기(2월25일) 내 입찰을 진행하겠다지만, 입찰 준비과정만 60일 이상 소요된다”며 “새 시공사 선정을 하려면 새 조합장이 해야하는데, 임원 선출에 대한 안건은 올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재건축 사업의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조합원 간 갈등이다. 사업지연 없이 빨리 진행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조합원 분담금 등 수익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이 충돌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8대 건설사, 입찰은 아직 미지수…‘프리미엄 브랜드’ 카드 만지작

앞서 시공능력평가 1~8위의 대형건설사들이 시공 참여의사를 표했지만, 이것이 곧바로 입찰의지를 나타내는 건 아니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반포3주구 조합이 10대 건설사에 참여의향이 있는지 공문을 돌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가벼운 답변일뿐”이라며 “실제 입찰은 내부에서 충분히 사업성을 검토한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대형건설사들은 반포에 자사 브랜드 단지를 세울 수 있단 점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선 업계 한 전문가는 “사업 지연 리스크에도 불구, 브랜드 단지를 세우고자 하는 이해관계가 있는 건설사라면 수익성보다 이를 우선해 수주전에 뛰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건설은 반포3주구 수주전에 뛰어들 경우, 새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엘’(INFINIEL)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석주 롯데건설 사장은 지난 4일 건설인 신년인사회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꺼낼 적절한 시기를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으며, 인피니엘은 현재 특허청에 출원돼 심사대기 상태다.

이미 ‘디에이치’란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진 현대건설은 반포1단지 1·2·4주구를 모두 수주해, 3주구까지 수주에 성공한다면 대규모 디에이치 타운을 형성할 수 있다.

현대건설 다음으로 반포3주구와 가까운 곳에 프리미엄 브랜드 단지를 가진 곳은 대림산업과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은 신반포15차의 재건축사업을 2017년 수주했으며, 대우건설의 프리미엄 브랜드는 ‘써밋’이다. 대림산업은 신반포1차를 아크로리버파크로 성공적으로 탈바꿈해, 이미 2016년 입주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반포3주구 시공 참여의사를 표하면서 3년여만에 재건축 수주전에 모습을 드러낸 셈이라, 업계에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수익을 바라는 조합원 입장에선 삼성물산의 참여를 반길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래미안 브랜드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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