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계동·천호3구역 재건축, 한화건설 대림산업 단독 입찰

올해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던 서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잇달아 유찰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재건축 사업 추진 단지 모습.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올해 수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던 서울 재건축 사업의 시공사 선정이 잇달아 유찰되고 있다. 다수의 건설사들이 사업설명회엔 참여하지만, 정작 최종입찰땐 몸을 사리고 있다.

지난 3일 진행된 서울 노원구 월계동 재건축 조합의 시공사 선정에 ‘한화건설’만 입찰하면서 참여 건설사가 부족해 유찰됐고, 강동구 천호3구역 재건축도 지난 11일 ‘대림산업’만 입찰해 2번째 유찰의 고배를 마셨다.

두 사업장 모두 앞선 현장설명회에선 다수의 건설사가 참여해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종입찰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유찰되는 재건축 사업장은 검토결과 사업성이 떨어진 탓이 크다. 하지만, 올해 도시정비사업은 물량이 많지 않아 당초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된 반면, 건설사들은 재건축을 겨냥한 정부 규제 정책 때문에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진 못하고 있단 풀이가 나온다.

앞서 강남구 대치구마을 3지구 재건축 사업이 지난달 31일 시공사 선정에 들어갔지만, 롯데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선정에 실패한 바 있다. 1만5000여㎡ 부지에 283가구를 조성하는 작은 규모의 사업이지만, 강남 입지의 사업장이 2차례나 유찰된 것은 이례적이다.

시공사 선정 이전 개최된 현장설명회에선 △롯데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SK건설 등 대형건설사를 비롯해 9개사가 관심을 보였지만 롯데건설을 제외하곤 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노원구 월계동 재건축 사업도 현장설명회엔 △한화건설 뿐 아니라 △금강주택 △신동아건설 △혜림건설 △삼호 등이 참여했지만 지난 3일 최종입찰엔 한화건설만 나섰다. 이에 조합은 한화건설과 수의계약을 맺는 것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 사업은 노원구 석계로5길 35 일원의 1만4704㎡ 부지에 지하 2층~지상 20층의 아파트 339가구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것이다. 지하철 1·6호선 더블역세권이며 동부간선도로와 북부간선도로 접근성도 좋고, 인근에 장위뉴타운과 광운대역세권 등 개발도 진행되고 있어 입지적으로 나쁘지 않단 평가다.

또, 지난 11일 진행된 강동구 천호3구역 재건축 시공사 선정도 2차례 이어진 유찰로 무산됐다. 이곳 역시 현장설명회에선 △대림산업을 비롯해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한양 등이 참여했지만 입찰은 대림산업만 나섰다.

특히, 해당 사업은 1차 시공사 선정과 2차 선정때 제시된 공사비 조건이 달라 수의계약 전환도 어려운 상황이다. 입찰공고에 따르면, 첫 입찰 당시 공사비는 3.3㎡당 469만원이 제시됐지만, 이번 입찰엔 487만원으로 수정됐다.

이 곳은 강동구 천호동 423-76번지 일대 2만3083.7㎡에 지하 3층~지상 25층, 8개동 아파트 535세대와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해 규모도 큰 편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는 사업장마다 케이스가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론 사업성이 좋지 않아 건설사들이 입찰에 빠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재건축 사업은 조합간 의견 조율 등 사업이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해, 건설사 입장에선 섣불리 참여할 수 없단 설명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 규제란 걸림돌이 있더라도, 사업성이 좋다면 여러 건설사가 뛰어들게 된다”며 “단독 입찰로 유찰된 경우는 입찰한 건설사가 주변에 브랜드 타운을 형성하려 하거나 수주성과가 중요한 상황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은 최근 수주고가 줄어들고 있어 신규수주가 중요해졌음에도 정부의 규제 정책 때문에 재건축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단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재건축 비리수사 관련 대형건설사 압수수색도 잦았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주택시장이 어려운데다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노리려 해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이주비 대출, 추가 분담금, 안전진단 등으로 재건축 사업환경이 어려워졌다”며 “특히, 서울엔 더 이상 지을 땅이 없는데 재건축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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