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 분유'에 이어 주스까지…어린이용 주스에서 곰팡이 무더기

이물질이 의심되는 아이꼬야 제품을 절단해보니 곰팡이로 추정되는 녹색 덩어리가 케이스 단면에 붙어있다.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은 2019년 9월 21일까지로 명시돼 있다. <맘 커뮤니티 게시판>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빨대를 뽑아보고 기절할 뻔 했습니다. 10개월 된 아이에게 곰팡이 주스를 먹인 것입니다.”

10개월 된 아이에게 어린이용 주스를 먹이던 소비자 A씨는 얼룩덜룩한 것이 눈에 띄어 주스를 컵에 따라본 결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안심하고 먹일 수 있다던 어린이용 주스에서 곰팡이가 무더기로 발견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분유 ‘임페리얼XO’에서 발견된 이물질로 ‘코딱지 분유’라는 오명을 얻었던 남양유업이 또 다시 이물질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엔 ‘곰팡이 주스’다.

분유 이물질 논란 당시 대규모 미디어 공장 견학까지 실시하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던 남양유업은 새해 들어 연이어 이물질 논란에 휩싸이며 체면을 구기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어제(14일) 저녁 한 온라인 맘 커뮤니티에는 ‘아이꼬야주스 먹이다 기절할 뻔 했어요’라는 제목으로 남양유업의 어린이용 주스에서 대량의 곰팡이가 나왔다는 내용의 게시글과 관련 사진이 게재됐다.

문제가 된 제품은 남양유업에서 지난해 8월 출시한 어린이 전용 주스 ‘아이꼬야 레드비트 사과’로 원료뿐 아니라 시설·제조 공정까지 유기농으로 인증 받은 안심 주스라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던 제품이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10개월 된 아이에게 빨대로 주스를 먹이던 중 레드비트사과 맛 주스에서 나올 수 없는 얼룩덜룩한 색이 보여 빨대를 뽑고 컵에 주스를 따라보니 안에는 곰팡이가 가득했고 주장했다.

A씨는 고객센터에 연락 후 방문한 본사 직원 앞에서 케이스를 잘라 열어보니 녹색 이물질 덩어리가 확인됐다고 전했다. 만 4세인 큰 아이도 같은 제품을 먹었던 만큼 큰 아이가 먹은 제품 용기도 확인해보니 그 안에서도 역시 녹색 이물질 덩어리가 발견됐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비위가 약하신 분들은 보지 마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A씨가 첨부한 사진에는 곰팡이로 추정되는 녹색의 이물질이 케이스 절단면의 4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덩어리져 있었다.

A씨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체험팩으로 맛 별로 2개씩 총 6개를 받았는데 비트와사과 맛은 2개 모두에서 곰팡이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를 본 본사 직원에게 ‘간혹 유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간혹 생길 수 있는 문제면 앞으로 또 마주할 수 있으니 그냥 사먹지 말라는 말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남양유업 측에 제품에 대한 해명과 아이가 아플 시 책임소지에 관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한 상태다.

제보자가 공개한 해당 제품의 유통기한 일자는 2019년 9월 21일까지로 무려 8개월 이상이나 보관 가능한 제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량의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대부분의 곰팡이는 무해하지만 일부 위험한 곰팡이독소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호흡기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어린이나 영유아의 경우 성인보다 면역력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해당 글을 본 커뮤니티 회원들은 댓글을 통해 “진짜 이제 주스도 못 믿겠네요”, “집에 있는 남양 제품 다 버려야겠어요”,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심각하네요”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남양유업에서 불거진 이물질 논란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이달 초 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대학병원 환자식으로 나온 남양유업 ‘맛있는 우유 GT’ 멸균 팩 우유 제품을 먹은 환자가 복통과 설사를 호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을 섭취한 피해자는 무균실에 입원중인 혈액암 환자로, 면역수치가 굉장히 낮은 상태라 위험한 음식을 각별히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환자식으로 나온 우유를 먹은 후 복통을 호소하고 계속 설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환자의 보호자 B씨는 “우유를 세면대에 부으며 확인한 결과 검은색 이물질이 섞여 나왔다”고 밝혔다.

현재 B씨는 소비자신고를 접수한 후 남양유업 측이 성분검사 의뢰를 위해 제품반납을 요청했으나, 직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성분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B씨는 “남양유업 측에서 행정부와 협력해 성분검사를 하니 믿어달라고 했지만 이미 신뢰가 바닥이 나 있었고 성분조작 등 의심이 들기 때문에 식약처에 의뢰했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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