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누적적자 80억…임지선 대표 경영자질 논란

임지선 보해양조 대표 <뉴스1>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광주·전남 지역에서 9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던 보해양조가 대규모 적자로 조직 통폐합과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임지선 대표의 경영자질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탄탄한 향토기업으로 입지를 다져왔으나 2015년 임 대표 취임 후부터 진행된 무리한 신제품 개발과 수도권 공략으로 인해 결국 경영 위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지난 26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조직 통폐합과 권고사직,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개편된 조직에 배치되지 못하는 인원은 자동적으로 권고사직 대상에 해당되며, 기본급 6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또 입사 2년차 이상, 만 58세 이하 직원에 한해 올해 31일까지 희망퇴직도 접수 받는다.  

위로금은 권고사직자와 동일한 기본급 6개월분이다. 현재 보해양조 임직원은 280여명으로 사실상 전 직원 대상으로 권고사직과 희망퇴직 접수를 하는 셈이다. 

보해양조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임지선 대표가 첫 취임했던 2015년 ‘브라더시리즈’의 선전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그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229억원이었던 보해양조 매출액은 2016년 1149억, 2017년 988억원으로 추락했으며, 영업이익은 2015년 84억원에서 2016년 56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24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긴 했으나 올해 들어 적자폭을 키워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손실액은 80억원을 넘어섰다.

보해양조의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는 무리한 신제품 출시와 수도권 공략으로 인한 대규모 마케팅비용 집행, 지역 점유율 악화 등이 꼽힌다. 즉, 임지선 대표의 경영전략이 실패했음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보해양조는 2015년 4월 창업주 故 임광행 회장의 손녀 임지선 전무를 대표이사에 선임하며 3세 경영의 신호탄을 알렸다.

1985년생인 임 대표는 임성우 창해에탄올 회장의 1남 2녀 중 장녀로 미국 미시간대학교를 졸업한 뒤 파나소닉 인사팀장과 보해양조 모회사인 창해에탄올의 상무를 거쳐 2013년 11월 보해양조에 상무로 입사, 1년 5개월만인 2015년 4월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당시 30대 초반에 대표이사라는 초고속 승진 인사로 ‘금수저 논란’이 불거지자 임 대표는 성과로 보여주겠다고 자신하며 다품종 소량 생산, 새로운 주류시장 개척 등 경영전략을 밝힌 바 있다.

임 대표는 취임 후 ‘잎새주부라더’ ‘부라더#소다’ ‘복받은부라더’ 등 ‘부라더’ 시리즈를 출시, 젊은층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마케팅 감각을 인정받고 같은 해 11월 부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 후 임 대표가 내놓은 △술탄오브콜라 △언니네브루스 등 신제품은 브라더 시리즈 만큼의 인기를 얻는데 실패했다. 

특히, 수도권 공략의 첨병으로 내세웠던 ‘아홉시반’이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8개월 만에 수도권 영업을 정리한데 이어 전남지역에서도 자리를 잡지 못해 출시 3년 만에 생산이 중단되며 그간 집행했던 막대한 마케팅비는 고스란히 회사의 부담으로 돌아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 대표가 수도권 입성에 애쓰는 사이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등이 전남시장 공략에 나서며 90%에 가까웠던 보해양조의 지역 점유율은 50% 가까이 떨어지기 까지 했다. 

경영악화로 지난해 1월 임직원 합의하에 임금의 10~30%를 반납하는 임금 반납 계약까지 체결했던 보해양조는 결국 그해 9월 임원 직제를 개편, 임 대표는 국내사업에서 손을 떼고 해외사업을 맡게 된다.

이후 임지선 대표는 6개월 만인 올해 3월 다시 국내사업으로 복귀했지만 결국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적자폭을 키우며 자질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보해양조는 올해 1분기 영업 손실 3억원을 기록했으며 2분기에는 85억원으로 적자폭이 한층 확대 됐다. 3분기에는 영업이익 6억7500만원을 기록했지만 4분기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역기반의 주류업체들이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오비맥주 등 대기업에 맞서 대규모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붓는 것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실패했을 경우 그 타격이 매우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소비자들이 지역소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데 반해 젊은 소비자들은 그렇지 않다”며 “대기업에서 지역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을 공략하려다 지역 점유율을 잃게 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 관계자는 “최근 광주지역 영업소를 통해 절반 이상이 참이슬을 마신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며 “과거 전남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했던 보해양조가 과거의 점유율을 회복하기 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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