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측 "허인 국민은행장, 경영성과급 지급할 수 없다며 태도 바꿨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내년 1월 8일 총파업에 나선다. 이는 지난 2000년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 이후 19년 만의 파업이다.

28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국민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1만1990명 중 1만1511명(96.01%)이 찬성하면서 쟁의행위가 최종 가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 노조는 내년 1월 8일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국민은행 노조와 사측은 지난 9월 18일 이후 대표자교섭을 포함해 총 12차례의 교섭을 진행했지만 대다수 안건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고, 이에 노조는 지난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2차례에 걸친 회의에도 양측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자 중노위는 지난 24일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현재 국민은행 노사는 △임금피크제 진입시기 1년 연장 △경영성과급 지급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제도 폐지 △점심시간 1시간 보장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고 고용 안정성과 복지 수준이 높은 은행원들이 파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노조의 지나친 요구’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 노조는 허인 국민은행장이 ‘경영성과급 때문에 파업을 한다’는 악의적 프레임을 씌우면서 스스로 약속을 어기고 직원들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허인 국민은행장은 연초 직원들에게 ‘최고 실적에 걸맞은 최고 보상을 하겠다’는 약속을 반복해왔지만 12월부터 느닷없이 ‘경영목표 달성이 어려우니 경영성과급을 지급할 수 없다’고 태도를 바꿨다“며, “노동조합 직원은 경영목표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실적 독려를 해놓고 작년보다 훨씬 높은 성과를 거뒀음에도 그보다 더 높은 경영목표를 세워 목표 달성을 할 수 없으니 줄 수 없다는 입장은 직원들을 기만한 행동”이라며, “허인 행장에게 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 사측은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달성했을 경우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노조 측은 국민은행은 최근 10년 간 ROE 10%를 달성한 적이 없고 제도가 바뀌면 성과급을 받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사측이 성과급을 운운하며 직원들을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직원 간 경쟁을 유발하는 성과주의가 고객들의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민들이 더 신뢰하고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은행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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