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빅에이블'·롯데자산개발 '워크플렉스' 오픈···공실률 해소 기대

롯데그룹이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공유오피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은 롯데월드타워 30층에 마련되는 공유오피스 '빅에이블' 다인실 투시도.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빠르게 성장 중인 ‘공유오피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롯데물산이 이달 롯데월드타워에 공유오피스 ‘빅에이블(BigAble)’을 오픈한데 이어, 롯데자산개발은 공유오피스 ‘워크플렉스(Workflex)’를 론칭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든다.

특히, 롯데물산은 빅에이블이 롯데월드타워의 공실률을 해소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한편, 롯데자산개발은 내년 1월 1호점인 워크플렉스 역삼점 개점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5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는 등 공유오피스 시장을 본격 공략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그간 공유오피스 시장은 스타트업과 소형기업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면서 시장규모가 커지고 있다. 대기업 롯데의 진출소식에 기존 방식의 오피스 임대업자들은 입지가 좁아질 우려가 있지만, 공유오피스 기업들은 공유경제가 산업의 핵심이 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환영하는 분위기다.

공유오피스는 건물을 여러 개의 작은 공간으로 구분해, 사무공간으로 재임대하는 시스템이다. 공간과 기간을 유연성있게 임대할 수 있단 점이 특징이다. 이에 소규모의 스타트업이나 대기업 프로젝트팀이 공유오피스를 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공유오피스 사업은 2015년 국내기업 패스트파이브가 처음 시작했고, 외국기업 위워크가 2016년 8월 국내 첫 진출을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KB부동산시장리뷰에 따르면, 올 3분기 말 기준으로 국내에 등록한 공유오피스 관련 업체는 총 57개, 공급된 사무실은 192개, 규모는 연면적 39만3000㎡에 달한다. 2016년말엔 14만3000㎡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이 빠르게 크고 있는 셈이다.

이는 최근 대기업들이 공유오피스 사업에 속속 진출한 영향도 있다. 특히, 공유오피스는 빌딩의 공실률을 줄이는 효과가 있어, 대기업들이 사옥이나 소유하고 있는 빌딩에 공유오피스를 만든단 풀이도 나온다.

한화생명은 지난 4월 지하 6층~지상 20층 규모의 서초동 사옥을 공유오피스로 리모델링하면서, 그 중 15개층을 공유오피스 ‘드림플러스’로 만들었다. 하이트진로도 서초동 사옥에 벤처캐피털 더벤처스와 공유오피스를 조성했다. 또, LG그룹의 서브원은 8월 공유오피스 플래그원을,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청담동에 공유오피스 SI랩을 오픈했다.

이 같은 흐름에 롯데가 가세했다. 롯데물산은 20일 롯데월드타워 30층에 한강 조망이 가능한 공유오피스 빅에이블을 연다.

롯데월드타워는 뛰어난 입지를 자랑하지만 가격이 비싸 공실문제가 있었다. 이에 롯데는 공유오피스가 50%에 달하는 롯데월드타워의 공실률을 해결해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롯데물산은 빅에이블이 안착되면, 신사업으로서 공유오피스 확장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롯데계열사 중 부동산개발회사인 롯데자산개발은 단순 공실률 해소를 넘어 공유오피스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워크플렉스BI. <롯데자산개발 제공>

롯데자산개발은 내년 1월 1호점인 ‘워크플렉스 역삼점’을 강남N타워 7~9층에 선보일 계획이다. 워크플렉스 역삼점은 각 층 전용면적이 940여㎡(280여평)며 전체 2800여㎡(860여평) 규모로, 1인실부터 65인실까지 다양한 공간이 마련된다.

또, 2030년까지 50개점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그룹 계열사 등을 대상으로 사내 벤처·프로젝트팀 등 잠재적 수요층도 공략한단 전략이다.

롯데자산개발 한 관계자는 “국내외 대도시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공유오피스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규모 오피스 빌딩과 함께 중소형 빌딩도 활용할 것”이라며 “종합부동산회사로서 가진 복합개발과 주거임대, 자산관리(PM) 등 다양한 부동산 사업 노하우가 바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기업 공유오피스 진출 소식은 기존 오피스 임대업자들에겐 위기일 수밖에 없겠지만, 앞서 진출한 공유오피스 업체들은 공유오피스 시장이 커지는 것에 환영한단 의견이다.

공유오피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체 한 관계자는 “대기업이 진행하는 공유오피스는 우리와 타겟층이나 입지가 다르다. 경쟁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대기업 진출은 공유오피스 시장이 커지고, 공유경제가 산업의 핵심으로 가는 방증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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