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삼바 상장유지는 투자자가 아닌 이재용 부회장 보호하기 위한 결정"

<네이버금융 캡처>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상장폐지를 모면한 삼성바이오로직스(대표 김태한) 주가가 거래 재개 이후 이틀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12일 오전 10시 23분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27%(5000원) 떨어진 38만9000원에 거래 중이다.

앞서 지난 10일 한국거래소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폐지 여부를 심사한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 회의 결과, 상장을 유지하고 11일부터 주식 거래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기심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영 투명성 측면에서 일부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봤으나 기업 계속성, 재무 안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유지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판단으로 지난달 14일 오후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됐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가는 11일 개장 직후 25%가 넘는 급등세를 보이며 42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7.79%(5만9500원) 오른 39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증권가에선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유지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보고서가 쏟아져 나왔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심위는 우선적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과 수익성 개선을 확인하면서 기업의 계속성에 우려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투자의견을 매수, 목표주가를 54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도 “기심위 심의 결과 상장 유지가 결정되며 회계 이슈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50만원을 유지했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이에 진행 중인 소송 리스크가 남아있다는 지적도 있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 적정성을 증명하고자 행정소송을 진행 중으로 소송 리스크가 있다”며, “기존 펀더멘탈과 실적 위주의 투자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증선위가 검찰 고발과 대표이사 해임 권고 등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해 법원에 행정소송 및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한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거래소의 결정이 지나치게 성급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참여연대는 지난 11일 논평을 통해 “삼바 분식회계는 단순히 한 바이오 회사가 실적을 부풀렸다는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다”라며, “한국거래소는 삼바 분식회계의 핵심적인 원인 규명 및 범죄 혐의에 대한 제대로 된 후속 조치가 전무한 상황에서 섣부른 결정으로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본시장을 교란시키는 중대 범죄인 분식회계의 재발을 방지하고 향후 자본시장 신뢰 회복에 만전을 기했어야 할 한국거래소가 사실상 자신의 책무를 유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같은 날 논평을 내고 “사건의 위법성과 중대성을 감안할 때 당연히 상장폐지가 됐어야 함에도 재무적인 지속성만 고려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린 것은 전형적인 삼성 봐주기 결정”이라며, “이는 투자자 보호가 아닌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물산 및 삼성전자를 위한 보호조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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