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룩시마 판매허가 이어 램시마SC 유럽허가 신청, 오리지널보다 매력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셀트리온이 내년 하반기 이후 글로벌 바이오시밀러(바이오 복제약) 시장서 두각을 보일 전망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의 판매허가를 받은데 이어 ‘램시마SC’ 유럽허가를 신청하는 등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질 것이란 분석이다.
셀트리온과 함께 국내 바이오시밀러 시장 투톱(2Top)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논란으로 거래정지가 장기화될 조짐이기 때문에 셀트리온의 잇단 성과는 예상보다 빨리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것이란 풀이도 나온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SC의 허가 서류를 유럽의약품청(EMA)에 공식 접수했다.
EMA의 허가 서류 심사 기간은 보통 1년 내외가 걸리는 만큼, 이르면 내년 하반기 허가도 가능한 분위기다.
지난 2013년 9월 유럽에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TNF-α억제제) 램시마는 올해 2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약 2조6000억원의 누적 처방액을 기록 중이다.
이미 유럽시장 점유율 54%를 기록,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선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이기도 한 램시마는 정맥주사 제형으로 빠른 투약효과는 있으나 2시간 이상 소요되는 투여를 위해 병원에 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램시마SC는 이를 개선한 약품으로 환자가 집에서 의약품을 보관하다가 사용주기에 맞춰 자가 투여가 가능하다. 기존 제형과 동등한 수준의 약효와 안전성을 나타내면서 환자 편의성과 시간 절감효과의 강점을 지녔다.
오리지널 의약품인 존슨앤드존슨의 ‘레미케이드’도 정맥주사 제형밖에 없는 만큼 램시마SC의 시장 점유율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 램시마SC는 정맥주사를 맞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램시마 대비 약가를 높게 설정할 수 있어 램시마군 전체의 평균 약가 상승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램시마SC 유럽 허가신청에 앞서 지난달 FDA로부터 ‘트룩시마’의 판매허가를 받기도 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의 일종인 비호지킨스 림프종 등의 치료에 쓰는 바이오시밀러로 오리지널 의약품은 로슈의 ‘맙테라(성분명 리툭시맙)’다. 로슈의 맙테라는 미국 시장에서 연간 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전세계 매출의 약 56% 규모에 해당한다.
트룩시마는 리툭시맙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에서 ‘퍼스트무버’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셀트리온은 특히, 지난해 5월 FDA에 허가를 신청한 유방암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도 연내 승인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허쥬마는 램시마나 트룩시마와 달리 퍼스트무버는 아니지만 허쥬마까지 FDA 허가를 받게 되면 셀트리온은 최초로 미국시장서 총 3개의 항체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는 기업이 된다.
업계는 셀트리온의 이 같은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효능의 차이가 미미한 만큼 시장 선점이 가장 중요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퍼스트무버 지위를 획득함에 따라 글로벌 점유율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연내 허쥬마까지 승인이 나게 되면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