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검출 새 국면…식약처 발표 늦어질수록 피해 '눈덩이'

식약처로부터 회수 조치가 내려진 청정원 런천미트 제품과 청정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사과문. <식약처·대상 제공>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대상(대표 임정배)이 청정원 캔햄 제품 ‘런천미트’의 세균 검출이란 오명은 벗어도 그로 인한 후폭풍을 빗겨가진 못할 전망이다.

대상은 해당제품의 세균검출로 생산을 중단한 이후 제조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조사 결과에 힘이 실려 새 국면을 맞았지만, 생산을 재개해도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풀이된다. 

대상 캔햄 제품의 90% 이상은 선물세트로 판매되는 만큼 생산 중단 기간이 길어질수록 내년 설 선물세트 구성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피해액은 클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상 청정원의 ‘런천미트’ 세균 검출 논란 후폭풍은 상당할 것이란 관측은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앞서 대상 청정원은 지난달 캔햄 제품 ‘런천미트’ 일부에서 세균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로 같은 달 23일경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고 판매와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류영진 식약처장이 지난달 열린 국회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런천미트 검출 세균은 살모넬라균이나 식중독 병원성 출혈열 균이 아닌, 일반 대장균”이라고 밝혀 검사 과정에서 견본이 오염됐을 거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 식품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은 “일반 대장균일 경우, 캔햄에서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고 있다. 대장균은 섭씨 70~75도 이상 가열할 시 소멸되는데 캔햄은 섭씨 116도에서 40분 이상 멸균처리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된 제품이 제조일로부터 2년 5개월이 지난 만큼 제조 과정에서 대장균이 유입됐다면 개봉했을 때 모두 부패 돼 있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식약처가 세균발육시험을 진행한 5개 견본 제품 모두에서 대장균이 검출됐는데, 일부가 아닌 견본 전 제품이 유통과정에서 파손돼 세균이 들어가긴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보관이나 유통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 역시 낮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에 따라 대상은 세균 검출 오명을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피해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될 전망이다.

식약처는 이달 1일 이례적으로 검사기관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고, 대상도 생산 재개 일정을 식약처 발표 이후로 미뤘지만, 이달 10~15일로 예상한 식약처 발표가 늦어지면서 명절 선물세트 캔햄 판매 차질도 불가피한 형국이다.

현재로선 식약처가 오는 26일까지 검사를 마칠 계획이지만, 대상은 이달 중순부터는 생산을 재개해야 내달 생산 일정을 맞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상 관계자는 “다른 문제도 아닌 안전 문제인 만큼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기 전 생산을 재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식약처의 후속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며 “검출된 세균이 대장균이라는 점에서 제조과정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 알려져 다행이지만, 생산 일정이 밀리며 피해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사를 통해 제조사 측 문제가 없음이 확실히 밝혀지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인식된 부정적인 이미지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생산 재개를 위해 식약처의 조속한 결과발표를 기다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국내 캔햄 시장 규모는 약 6000억원이다. 이중 청정원 제품의 비중은 약 2% 정도로 연간 판매규모는 약 12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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