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리스크·현장차감발생·수주결과발표 지연 등 영향 "큰 규모 사업진행 중, 연내 회복여력도"

<출처 : 해외건설협회, 한국정책신문 재구성>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현대차그룹 건설사인 현대건설(대표 박동욱)과 현대엔지니어링(대표 성상록)이 최근 나란히 해외수주에 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형건설사들이 지난해보단 해외수주실적이 차츰 개선되고 있지만, 해외건설에 강세를 보였던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오히려 전년보다 규모가 절반이상 줄어드는 등 저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두 건설사가 연내 해외수주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수주통계(11월14일 기준)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누적액이 11억6421만달러, 현대엔지니어링은 19억4850만달러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같은 기간 21억5482만달러를 수주했던 것을 비교하면, 올해는 반토막난 성적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전년 동기 45억1544만달러를 수주해, 올해 무려 56.85%가 감소한 셈이다.

국제정치적 리스크와 경쟁업체 증가 등으로 해외사업이 위축되고 있다지만, 대형건설사들은 지난해보다 해외수주 규모를 늘리며 사업확장에 노력 중이다. 국내업체의 해외건설 총 수주액도 현재 254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가 증가해, 300억달러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해외수주실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같은 기간 13억647만달러였지만, 올해 69억3871만달러로 규모가 크게 증가했다. 뒤를 이은 삼성물산은 34억6187만달러로 지난해(9억731만달러)보다 무려 281.55% 늘었다.

3위 SK건설은 27억2921만달러로 전년(21억1912만)보다 다소 올랐고, 대우건설도 지난해 6억4190만달러에서 15억1995만달러로 대폭 증가했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보다 각각 45.97%, 56.85%씩 줄어든 것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해외수주실적 1위였고, 현대건설 역시 전통적으로 해외건설에 강한 건설사였다. 하지만, 올해 해외수주는 좀처럼 오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우, 해외사업을 뒷받침해주는 현대차그룹 공사가 많은 편이다. 실제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케피코 등의 해외공장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엔 그룹공사를 바탕으로 이란의 KPRC 2단계사업(27억2080만달러), 말레이시아의 멜라카 알로가자 복합화력발전(7억9090만달러) 등을 수주했다.

하지만, 현대건설과 함께 수주했던 이란의 KPRC 2단계사업은 미국의 대이란제재로 지난달 결국 계약해지가 됐다. 지난해 수주실적(48억6189만달러)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던 사업이었던 만큼, 그 빈자리는 클 수밖에 없다.

또, 올해 해외현장에선 유난히 매출차감이 일어난 곳이 많다. 오만의 아씨브 하수처리장과 부속설비 공사(-3329만달러), 우즈베키스탄 탁히아타쉬 복합화력(-858만달러) 등을 비롯해 그룹공사 현장에서도 차감이 발생했다.

아울러 현대건설은 올해 공격적인 해외수주를 예고했지만, 수주가 예상되던 해외 프로젝트들의 발표시기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정체된 상태다. 현대건설은 연내 이라크 유정물공급시설(25억달러), 알제리 복합화력(7억달러) 등의 수주여부를 기다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해외건설 프로젝트들은 규모가 크다보니 협의와 계약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사업 1건당 규모가 30억~40억달러인 경우가 많아, 계약이 성사되면 연내로 충분히 회복할 여력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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