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질 논란에 동일 아이디로 다수의 댓글 올라…2009년 한 차례 '홍역'

남양유업이 댓글 관리 업체를 통해 관련 기사를 옹호하는 댓글을 반복적으로 달거나, 경쟁사 기사엔 비방댓글을 올리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09년 직원을 통해 경쟁사 기사에 악성 댓글을 올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사진은 실제 한 포털에서 동일한 아이디로 남양유업을 옹호하고, 경쟁사를 비방한 댓글 모음. <네이버 기사 댓글 캡처>

[한국정책신문=이해선 기자] 최근 이물질 분유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남양유업이 댓글 관리 업체를 통해 관련 기사를 옹호하는 댓글을 반복적으로 달거나, 경쟁사 기사엔 비방댓글을 올리면서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배경을 두고 관심은 집중될 전망이다. 

남양유업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지만, 앞서 지난 2009년 직원을 통해 경쟁사 기사에 악성 댓글을 올린 혐의가 드러나 경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는 터라,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풀이된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물질 논란과 대리점 갑질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남양유업의 여론 왜곡 의혹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논란이 된 기사들에는 수백 건의 댓글이 오른 가운데, 과도하게 편파적으로 회사를 옹호하는 내용의 글이 다수 차지하고 있어 석연치 않은 대목으로 떠오른다.

실제 한 포털사이트의 경우, 기사에 댓글을 달면 해당 아이디 옆에 ‘댓글모음’ 메뉴가 생성되는데, 동일한 아이디로 남양유업 기사를 옹호하는 댓글을 올리거나 해당 언론사를 비방하는 댓글을 확인할 수 있다.

이중 일부 아이디는 경쟁사인 매일유업의 제품을 비방하는 글을 다수 올리기도 했다.

특히, 남양유업 기사에 호의적인 댓글을 올린 아이디로 작성한 댓글 수는 1000건이 넘어 전문적으로 댓글 업무를 담당하는 업체를 고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남양유업이 댓글 관리 업체를 고용해 자사 기사를 옹호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대부분 회사들이 모니터링 정도 수준의 관리는 하고 있지만, 관리 업체를 통해 의도적으로 호의적인 댓글을 올린 것은 조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누리꾼들도 남양유업이 자사직원, 혹은 일명 ‘댓글알바’로 불리는 업체를 동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현재 “남양 직원들 몰려와서 업무시간에 댓글 달라고 지시 받았나”, “정식으로 정정보도 요청을 하지 않고 댓글을 다는 것은 회사 이미지에 더 나쁘다”, “직원들인 댓글 부대인지 조직적으로 동원된 듯”, “남양 댓글부대 너무 티 난다” 등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해 남양유업 측은 댓글 관련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댓글 관리 업체를 고용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댓글을 단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 직원들 입장에선 대리점 문제나 이물질 문제가 모두 억울한 부분이 커서 댓글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2009년 10월경 남양유업 직원들이 매일우유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정황을 발견하고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당시 매일유업이 “일부 누리꾼이 의도적으로 비방 내용의 댓글을 올리고 있다”며 해당 댓글을 올린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해 수사한 결과, 이들은 남양유업 지점 직원과 대리점 업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후 남양유업 본사 판매기획팀 직원과 팀장, 총괄본부장의 컴퓨터 등을 추가로 압수했고, 본사 차원의 지시나 공모 여부를 집중 수사했지만, 매일유업 측이 고소를 취하해 사건은 종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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