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 '경영권 승계용' 의혹도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위원장이 31일 오전 서울 세종대로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증권선물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며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관련 안건을 상정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위원장 김용범)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 관련 재감리 조치안을 31일 심의한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2016년 상장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1년 설립 이후 4년간 적자에 시달리다 상장 직전인 2015년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회계 방식 변경으로 1조9000억원대 순이익을 낸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 5월 증선위에 중징계를 요청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갑자기 2조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2015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분 91.2%를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가 장부가액(2900억원)에서 시장가액(4조8000억원)으로 재평가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선위는 지난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직후인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타당성도 같이 검토해야 한다”며, 금감원에 재감리를 요구했다. 

이후 금감원은 3개월 가량 재감리를 진행했고,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기존 결론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최근 “(이전 감리 결과와) 크게 달라진 내용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회의에서는 2012~2014년 회계처리에 대한 금감원의 판단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의 발생 시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앞두고 있었다는 점에서, 삼성 경영권 승계 목적을 위한 ‘기업가치 부풀리기’였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2015년 당시 제일모직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6.3%를 소유한 대주주였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4%를 보유하고 있었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비율이 1대 0.35로 산정되면서 제일모직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적개선 등으로 가치를 올려 제일모직의 평가액을 높이는 근거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국감에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가 부풀려지면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과정에서 제일모직에게 유리한 근거를 제공한 삼정회계법인은 도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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