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복지 차원"vs"과도한 복지혜택"

정운천 의원이 12일 전북 전주시 농촌진흥청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김하영 기자] 농협이 직원들에게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해준 뒤 이자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페이백(payback) 방식으로 사실상 ‘0%대 특혜금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출금리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 눈속임을 해온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임직원 주택구입자금 융자 및 지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농협은 소속 직원 주택구입자금 대출건에 대해 2.87%의 이자를 보전해 추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은 직원들에게 대출을 해줄 때는 정상적인 금리를 적용하고, 다음해 대출금액의 2.87%만큼을 현금으로 일괄 지급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0%대 특혜금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정 의원은 설명했다.

이런 혜택에 따른 직원 대출의 실제 이율은 2016년 기준 0.13%, 2017년 기준 0.2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는 농협중앙회뿐만 아니라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이 포함된 NH농협금융지주 등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지금까지 4305명의 직원이 관련 혜택을 받았다. 대출이자 보전금액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10년 동안 총 393억원에 달한다. 

이를 두고 정운천 의원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막대한 대출이자 부담으로 국민들이 고통 받고 있는 현실에서 농협 직원들이 0%대 특혜금리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은 심각한 모럴헤저드”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대출금리를 직접 깎아준다는 특혜 시비를 피하기 위해 정상적인 금리를 적용하고, 추후 이자를 보전해주는 눈속임을 해온 것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농협 측은 “직원복지 차원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과도한 복지혜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아무리 직원들 복지 차원이라고 해도 0%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은 너무 과도한 금리지원 혜택”이라며, “서민들에게는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으면서 농민과 서민 지원을 위해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조직이 ‘제 식구 배 불리기’를 하고 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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