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C카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 근무시간 줄고 여가활동 증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위치한 KT광화문빌딩 이스트(EAST)에서 근무하는 KT 직원들이 퇴근하고 있다. <KT 제공>

[한국정책신문=나원재 기자]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3개월이 지난 현재 직장인 일평균 근무시간(체류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1시간가량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종업원 300인 이상 해당 사업장은 줄어든 반면, 300인 이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오히려 일평균 근무시간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오전 8시30분부터 9시 사이에 출근하는 직장인은 늘어났고, 전체 직장인들의 여가활동은 증가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KT(대표 황창규)와 BC카드(대표 이문환)는 2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 3개월을 맞아 직장인들의 변화된 생활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52시간 근무제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이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한 근로 제도다. 관련 법규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2월 국회를 통과해 7월부터 종업원 300인 이상의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 중이다.

◆광화문 직장인 근무시간 55분 감소

KT는 유동인구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주52시간 근무제 도입 후인 8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의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은 작년 동기간 대비 평균 55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 일대는 다수의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위치해 있다.

이번 유동인구 빅데이터는 휴대전화와 기지국이 주기적으로 교환하는 신호정보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다.

KT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한 달에 10일 이상 동일 기지국에 4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연결된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했다.

KT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T), 게임 업계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이 많이 상주하는 성남시 판교의 경우, 직장인 일평균 근무시간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11.6분 감소했다.

주52시간 근무제 유예 대상인 금융 업계 대기업이 많은 여의도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6분 줄었다.

하지만, 300인 이하의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이 많이 위치해 있는 가산디지털단지는 직장인 일 평균 근무시간이 오히려 5분가량 증가했다.

KT는 지난해 8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광화문 일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오전 7시30분에서 8시 사이에 해당 지역의 전체 직장인 중 26%가 출근했지만, 올해는 같은 시간 동안 전체 직장인 중 15%만 출근했다고 덧붙였다.

KT는 8시30분부터 9시 사이에 출근하는 직장인도 지난해 21%에서 올해 38%로 늘어나 주52시간 근무제의 영향으로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은 30분가량 늦춰졌다고 풀이했다.

KT는 이와 함께 광화문, 판교, 여의도 모두 오후 6시에서 7시 사이에 퇴근하는 직장인 비율은 최대 31.4%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증가했지만, 가산디지털 단지는 작년 동기간 비교 시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고 부연했다.

KT는 특히 여의도의 경우, 금융 업계 특성상 오전 8시 전에 전체 직장인 중 90%가 출근하는 패턴은 작년과 동일하나, 다른 지역과 비교해 30분가량 빨리 퇴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유예 대상 기업도 주52시간 근무제를 탄력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KT는 풀이했다.

◆여가 활동 업종 매출 작년 대비 16억원 증가

BC카드의 8월19일부터 9월15일까지 가맹점 매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서울시 여가 활동 관련 업종의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평균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BC카드는 증가한 여가 활동 매출 규모는 회사 자체 기준 약 16억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활용된 여가활동 대상 업종은 서점, 골프연습장, 볼링장, 테니스장, 수영장, 헬스클럽, 영화관, 티켓, 기타 문화 취미 등이다.

BC카드는 서울시 전체에서 가장 많은 여가 활동 매출의 증가 폭을 보인 지역은 동작구로, 작년 대비 여가 활동 매출이 70.3%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강서구 66.3%, 동대문구 4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다르게 많은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종로구, 금천구는 오히려 여가 활동 매출이 작년 대비 각각 7.7%, 6.7%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광화문과 판교의 점심시간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작년 대비 소폭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해당 지역의 오후 6시 이후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최소 10.3%에서 최대 14.7%까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의도와 가산디지털단지의 음식, 주류 관련 업종의 매출은 작년과 유사하거나 다소 증가된 규모를 유지했다.

한편 KT는 주52시간 근무제가 시작된 7월1일부터 9월16일까지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주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언급되는 키워드 빅데이터 분석 결과 ‘여가’, ‘퇴근’, ‘육아’ 등 업무 시간 외 활동과 관련된 단어들이 언급량 순위 상위에 랭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뜻으로 ‘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인 ‘워라밸’의 언급량은 2152회에서 21663회로 작년 동기간 대비 10배나 증가했다.

KT는 직장인들의 전체 여가 활동 소비가 증가했으며, 회사 근처에서 여가 활동 혹은 식사를 즐기던 패턴은 퇴근 후 집 근처로 이동해 저녁시간을 보내는 문화로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혜정 KT 빅데이터사업지원단장(상무)는 “직장인들의 일평균 근무시간이 감소하고, 출·퇴근 시간이 9to6(9시 출근, 6시 퇴근)에 맞춰져 가는 등 삶의 질이 높아지는 생활 패턴의 변화가 빅데이터로 나타났다”며 “KT가 보유한 빅데이터 분석 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맞는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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