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와의 분양가 산정 VS 청약결과 나쁠까 시기 조정

10월 분양을 목표로 하던 주요단지들 중 분양이 지연되는 곳이 나와, 규제 막차를 타기 위해 10월 청약을 노리던 1주택자들은 초조해지고 있다. 사진은 서울아파트 전경.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10월 서울에서 분양할 것으로 기대되던 브랜드 단지들이 잇따라 분양이 지연되고 있다. 특히,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이하 청량리역 롯데캐슬)은 지난 4월부터 분양일정이 늦춰지고 있다.

이 같은 분양지연 소식에 청약을 노리던 1주택자들은 울상이다. 10월은 1주택자들이 청약규제가 강화되기 전 1채를 더 구입할 수 있는 시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건설사 측은 주택도시보증공사(이하 HUG)와의 ‘분양가 줄다리기’로 분양일정이 늦춰진단 입장인 반면, HUG 측은 ‘분양가 협의’는 건설사 측이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일 뿐 분양지연의 주요원인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10월은 정부의 대책 발표 이후 곧바로 다가온 분양성수기인 만큼, 건설사로선 청약결과에 부담을 느끼는 시기다. 또, 건설사들이 동대문구·동작구·종로구·중구 등 새로 지정된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첫 단지가 되지 않기 위해,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란 설명도 나온다.

실제 분양이 지연된 주요 단지들 중 동대문구에 공급하는 단지는 대림산업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롯데건설 ‘청량리역 롯데캐슬’, 한양 ‘동대문 수자인’ 등이 있다.

건설사들이 그동안 여름휴가철과 추석연휴,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등으로 분양일정을 미뤄왔지만, 10월부턴 대거 분양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1주택자의 경우 정부의 청약규제가 이르면 11월부터 강화될 수 있어, 규제적용 전 막차를 타기 위해 10월 청약시장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0월 분양할 것으로 기대됐던 주요 단지들 가운데 또 분양일정이 연기된 곳들이 나오면서, 10월 청약을 노리던 1주택자들은 더욱 초조해졌다.

수도권 내 10월 분양이 예상된 브랜드단지 중 삼성물산의 부천 송내1-2구역 ‘래미안 부천 어반비스타’, 대림산업의 동대문구 ‘e편한세상 청계센트럴포레’, 롯데건설의 동대문구 ‘청량리역 롯데캐슬’, 한양의 동대문구 ‘동대문 수자인’ 등이 11월 이후로 분양일정이 늦춰졌다.

특히, ‘청량리역 롯데캐슬’의 경우 청량리 재개발과 교통호재로 예비청약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현재 연내 분양을 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이 단지는 원래 올 4월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기부채납과 인허가 등의 문제로 6월로 연기됐다. 최근엔 조합과 HUG의 분양가 협의로 분양이 지연되고 있단 게 롯데건설 측의 설명이다. 조합과 HUG가 원하는 분양가 간의 차이가 커 시간이 지체되고 있는 것이다.

HUG는 현재 분양보증승인 조건을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사업장 인근(반경 1㎞ 이내) 아파트 평균 분양가 또는 평균 매매가의 110% 이하, 사업장 자치구에서 입지·가구수·브랜드 등이 유사한 1년 이내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 이하로 두고 있다.

조합·건설사측은 HUG가 시세보다 낮은 수준의 분양가를 권고하다보니 마찰이 생기기 쉽단 입장이다. 실제 HUG의 분양가 승인 때문에 분양일정이 늦춰지는 경우가 최근 잦았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리더스원’도 그런 사례다. 이 단지는 애초 올 3월 분양일정을 잡았다가 계속해서 일정이 미뤄졌다. 9월말 다시 분양일정을 잡았다가, HUG의 분양가 산정때문에 10월말로 변경됐다.

그러나, HUG는 억울하단 입장이다. HUG 관계자는 “조합이나 시행사·시공사에서 분양지연의 표면적인 이유로 (분양가 산정을) 내세우기 쉬울 뿐, HUG의 분양가 산정이 분양일정 지연의 주요 원인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분양보증승인 가이드라인을 미리 제시하고 있어, 보통 분양가 산정 시 (조합·건설사 측도) 미리 준비한다”며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분양가 협의로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극소의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도 최근 분양 지연엔 분양가 산정뿐 아니라, 청약결과를 의식해 시기를 조정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한다. 특히, 부동산 대책이 새로 나왔기 때문에, 수도권의 경우 대책 발표 이후 청약결과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란 설명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10월은 성수기인데 죽쑤는 단지가 계속 나오면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상황도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업계 한 관계자 역시 “최근 잇따른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시기를 조정하는 곳이 있다. 특히, 새로 지정된 규제지역에서 분양하는 첫 단지가 되지 않기 위해 눈치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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