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들 대북사업TF 구성해 준비…"연내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후 박수를 보내고 있다. <뉴스1>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건설사들이 9월 평양공동선언으로 남북 경제협력 논의가 속도를 내자, 기대감에 부풀고 있다. 특히, 건설사들은 그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감소와 고강도 주택규제 정책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터라, 남북경협은 일감이 늘어날 수 있는 좋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주요 건설사들은 대북사업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대북사업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다만, 아직 남아있는 유엔(UN) 안보리 대북 제재가 본격적인 경협사업 추진에 있어 장애물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경제협력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날 공동기자회견에서 “올해 안에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가질 것”이라며, 지난 4.27 판문점 선언에 따른 후속조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을 시사했다. 아울러 남북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등을 정상화하고 경제·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그림도 그렸다.

대형 건설사들은 이미 남북경협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며 만발의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이 대북사업 관련 TF가 꾸려져 있는 상황이다. 포스코건설은 그룹사 포스코의 대북사업 TF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남북 화해 무드가 형성되자 이미 6월 초부터 북한의 인프라 사업을 조사하는 등 남북경협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준비해오고 있다.

의외로 남북경협의 노하우를 가진 현대건설은 TF를 따로 구성하지 않고 있다. 현대건설은 실무부서마다 대북사업 관련 경험 인력이 있어, 굳이 TF 구성을 하지 않아도 된단 자신감으로 해석된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대북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건설업계 전체가 수혜를 입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른 한 업계 관계자도 “최근 SOC 투자 감소와 주택규제로 건설업계가 일감이 줄어 힘든 상황이라, 남북경협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이 대통령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면서, 이들 그룹 계열 건설사들도 덩달아 대북사업에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커졌단 전망이 나온다.

다만,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문제가 남아있다. 대북제재로 인해, 현재로선 북한에 자본을 투자하거나 물자를 직접 제공하는 사업은 시작하기 어렵다. 이에 공동선언문엔 경제·관광공동특구를 조성하는 것과 관련 “조건이 마련되는 데 따라”란 단서를 붙여놨다.

정부는 대북제재를 일단 피해갈 수 있는 동·서해선 철도와 도로의 남측 구간을 먼저 착공한 후, 제재가 풀리면 북측과 연결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도 “철도와 도로 연결 착공식을 시작으로 남북경협이 다시 활발해지길 바란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가 빨리 풀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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