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성공창업연구소장] 식품과 외식 기업 관계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이들은 누구일까?

불시에 들이닥친 위생검사 요원? 기한 내 납품을 못 맞추는 협력사? 물론 이들도 식품과 외식 기업 관계자를 긴장을 하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제대로 물었다 하면 상대가 숨을 거둘 때까지 절대 놔주지 않는 핏불인 ‘그들’과 견줄 수는 없다. 기업을 상대로 과도한 피해보상금을 요구하거나 거짓으로 피해를 본 것처럼 꾸며 보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인 블랙 컨슈머(Black Consumer)가 바로 ‘그들’이다.    

블랙컨슈머는 식품, 외식업계의 고질적인 병폐다. 이들은 자신이 구입한 물건에서 불순물이 나왔다는 거짓말로 보상을 요구하는가 하면 직원에게 욕설도 서슴지 않는다. ‘손님은 왕이다’를 그들만큼 철저하게 지키는 이들도 없다.

그러나 이들을 대하는 기업들의 태도는 여전히 조심스럽다. 자칫 언론이나 인터넷상에 블랙컨슈머가 거짓정보라도 공개할 경우 이미지가 실추되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분식 프랜차이즈 ‘청년다방’을 운영하는 한경기획은 타기업과는 다른 단호한 입장을 내보여 반갑다. ‘청년다방’은 8월 초 한 트위터리안의 ‘거짓 몰카 제보’로 인해 몸살을 앓아야 했다. 청년다방의 화장실에 몰카가 있다는 트위터 멘션은 금새 다른 이들에게 전달됐고, 이는 응당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본사의 발 빠른 진실 규명으로 인해 몰카제보는 명백한 거짓인 것이 드러났지만 이미 퍼져버린 멘션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사건 이후 해담 점주는 트위터리안을 고소하기로 했다고 전해진다. 본사인 한경기획에서도 점주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이런 강경한 반응 뒤에는 기업을 운영하는 기업인의 처절한 고뇌가 숨겨져 있다. 한경기획의 한경민 대표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가뜩이나 인건비 상승과 월세에 대한 압박, 물가상승까지 감수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 본업에 충실한 자영업자들이 이런 누리꾼들에게 영문도 모른 채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매장이나 본사로 걸려오는 몰카 실체 확인 전화를 받을 때 마다 이번 사건이 사회적 이슈와 직결돼 대응하기도 조심스럽다" 복잡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한 블랙컨슈머의 손가락 질 한번에 수 년간 쌓아온 브랜드의 정체성과 신뢰가 무너질 수 있었다. 그 기업에서 근무하는 수 십 명의 직원들, 성실히 일하고 있는 청년다방의 점주들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었다.

이는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이번 블랙컨슈머의 거짓 몰카 제보는 단순히 먹는데 이물질이 나왓다는 가벼운 협박 같은 것이 아니다. 수 백 명의 성실한 사람들을 거리에 나앉게 만들 수 있었던 정말 아찔하고도 질이 나쁜 사건이다.     

한경기획 역시 두려웠을 것이다. 외식기업은 입소문에 민감하며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프레임을 두려워 한다. 소비자들은 한 번 슥 보는 정보이지만 그 정보가 잘못된 것이라도 그걸 고칠 방도가 없다. 괜히 잘못을 정정하려 나섰다가 되려 일을 더 크게 키우는 꼴이 될까 우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블랙컨슈머에게 단호한 입장을 취했고 정면으로 사건을 돌파하고 있다. 이는 다른 식품, 외식 기업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결정을 하고, 또 현재도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그들의 진정한 용기가 고맙고 또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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