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마스터플랜' 개발 호재…호가 상승에도 매수자들 줄서

여의도 대교아파트 모습. <한국정책신문>

[한국정책신문=서기정 기자] “매물이 아예 없어요. 마스터플랜 언급이 나오자마자 이틀 만에 다 거래되고 이젠 집주인들이 매물 싹 걷어갔죠. 호가가 올라도 집주인들은 꿈쩍하지 않아요. 지금 여의도 각 부동산마다 대기매수자가 평균 10명은 될 겁니다. 중개수수료 더블(2배)로 준다는 사람도 있어요.”(여의도동 A공인중개사 대표)

여의도의 한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내달 서울시의 ‘여의도 마스터플랜’ 발표를 두고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가격 상승을 점치며 이같이 밝혔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는 매물이 사라지는 반면, 호가는 점점 오르고 있다. 집주인들은 내달 서울시 발표까지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고, 매수자는 높은 가격에도 매물을 사겠다는 의지가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0일 리콴유 세계도시상 수상차 싱가포르에 방문한 자리에서 여의도를 업무와 주거가 어우러진 신도시로 바꾸겠다는 계획을 밝힌 가운데, 여의도 재건축 아파트 시장은 꿈틀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 시장은 당시 “현재 여의도의 50평대 대형 아파트엔 어르신들만 산다”며 “이곳에 완전히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신도시’에 버금가는 재구조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여의도를 국제금융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한 ‘여의도 일대 종합적 재구조화 방안’(여의도 마스터플랜)을 빠르면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여의도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는 총 12곳, 6460가구로 알려졌다. 시범아파트(1790가구)를 비롯해 광장(744가구), 한양(588가구), 미성(577가구), 대교(576가구), 삼부(450가구), 진주(376가구), 공작(373가구), 수정(329가구), 목화(312가구), 서울(192가구), 초원(153가구) 아파트가 있다.

실제 신탁회사 승인이 결정된 단지 곳곳에 재건축 추진 업무협약을 축하하는 현수막도 걸려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대교아파트 단지 모습. <한국정책신문>

이러한 가운데, 여의도 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사 대표들은 입을 모아 지난주부터 거래가 뚝 끊기고 매물이 사라지는 반면, 매수자는 몰려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여의도 진주아파트 일대 A공인중개사 대표는 “박 시장의 마스터플랜에 대한 언급이 보도되자마자 이틀 만에 기존의 매물은 40평대까지 모두 거래되고, 현재는 큰 평수만 1~2개 정도 남아있다”며 “일주일 지난 현재는 간혹 기존 시세보다 1억 뛰어서 매물이 나오면 하루 만에 바로 거래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주인에게 1억~2억원 높게 가격을 불러도 팔 마음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마스터플랜이 발표될 다음 달까지 지켜보자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시범아파트 일대 B공인중개사 대표 역시 “관망세이지만 호가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집주인들은 다음 달 발표를 기다리는 입장이라 아주 급한 사정 아니면 팔지 않을 것”이라며 “호재가 있으면 매물이 나오지 않아 거래가 당분간은 끊기겠지만, 아주 높은 호가에도 매수대기자가 워낙 많기 때문에 1~2명은 사게 돼 나오기만 하면 바로 거래가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한양아파트와 대교아파트 근처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매물이 없는 분위기를 덧붙여 “일부 과장된 분위기가 있다”며 “호가가 일부 오르고 매수세가 따라가는 것 같지만 호가는 실제 거래가가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4월 기준 12억4000만원하던 삼부아파트(전용70㎡)가 현재 14억원까지 호가가 올랐다곤 하지만 이건 말 그대로 호가일 뿐 정확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실제 광장아파트(106㎡)의 경우 매물이 있지만 거래가 안 되고 있고, 삼부아파트(106㎡)도 17억5000만원 하던 매물이 박 시장의 언급 후 17억7000만원에 나왔지만 현재 팔리지 않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소형아파트는 매물이 없지만 중형부터는 꼭 그렇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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