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경영성적표 합격점…일자리창출·중소기업 성장 집중하며 국책은행 입지 다져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1월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제공>

[한국정책신문=김희주 기자]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이 임기 3년 중 절반을 달려온 가운데, 눈에 띄는 경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취임 이후 총 영업이익 6조원 시대를 연 김 은행장은 일자리창출은 물론, 중소기업 성장 지원에 집중하면서 국책은행으로서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은행장의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지난 2016년 12월 권선주 은행장의 후임으로 취임한 김 행장은 2017년 첫해 영업이익 6조원 시대를 열었다.

기업은행의 지난해 연결기준 총 영업이익은 6조1333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5조3519억, 2016년 5조4865억원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끈 셈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085억원으로 2016년(1조1646억원)에 비해 29.5% 증가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512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394억원)보다 16.7% 증가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최우선 국정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도 상당하다. 금융의 선순환을 위해 중소기업 성장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소기업 육성이란 국책은행으로써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대목이다.

김 행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올해 중소기업 대출 시장과 디지털 금융 시장에서 일대 격전이 예상된다”며 “중기금융시장 압도적인 차별로 선도, 디지털 혁신인재 1만명 육성, ‘동반자 금융’을 통한 역동적인 창업시장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행장은 올 초 2018년 전국 영업점장 회의에서 “일자리 창출 10만명 프로젝트 등 혁신과 포용의 금융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는 시장선도형 정책금융 모델을 만들자”고 강조한 바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3월 3300여명에 달하는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했다.

또 일자리 허브 신(新) 플랫폼 ‘잡플러스’ 구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는 ‘일자리 창출 10만명 프로젝트’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기업은행은 잡플러스가 채용 기능과 서비스를 집대성한 종합 일자리서비스 포털로, 단순 일자리 매칭에서 중소기업 복지수준 향상에 기여하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잡플러스 플랫폼 개편을 통해 중소기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일자리 간 격차를 완화할 것”이라며 “정책 금융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는 동시에 거래 우수기업과의 관계 심화와 타행 우량기업의 고객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4월 일산 킨텍스를 시작으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5월), 수원 실내체육관(6월), 서울 코엑스(9월), 부산 벡스코(11월) 등에서 ‘IBK일자리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 상반기에는 신입행원 170명을 채용하는 공채를 실시하기도 했다.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했듯이 과거 정보통신기술(IT) 관련 전공자와 경험자로 한정했던 ‘IT 분야’ 대신 ‘디지털 분야’를 신설하고, 이공계열과 자연계열 전공자(IT 근무 경험자 포함)로 지원 자격을 확대했다.

기업은행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중소기업과 벤처기업 육성, 창업지원도 한창이다.

김 행장은 지난해 8월1일 열린 기업은행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동반자금융 브랜드’를 선포했다. 성장금융(Scale-up)과 재도약금융(Level-up), 순환금융(Cycle-up) 등 세 가지를 동반자금융의 ‘3-UP플랫폼’으로 정하고 기업은행만의 DNA로 정착해 나갈 것을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은 같은 해 12월 서울시 마포구에 ‘IBK창공센터’를 열었다. 창업기업이 성공적 사업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컨설팅과 투·융자 등을 지원한다는 취지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510억원 규모의 ‘IBK-TS 엑시트 사모펀드(Exit PEF)’도 조성했다. 엑시트 사모펀드는 승계가 어려워 사장될 위기에 처한 중소기업에 투자해 기업의 영속성이 유지되도록 경영권 승계와 사업정리를 지원하는 펀드다.

최근에는 성장이 유망하고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투자하는 ‘IBK-BNW 기술금융 2018 사모펀드’를 15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요 투자대상은 기술신용평가등급 5등급 이상의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투자해 중소기업의 도약 지원과 은행의 투자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행장은 내년 말 임기까지 기업은행의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새 수익원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김 행장은 취임식에서 2017년 경영의 주요 키워드로 ‘생존’을 언급하며 기업은행의 전체 수익구조에서 해외사업과 비은행사업의 비중을 각각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김 행장이 국내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외연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배경이다.

지난 4월 기업은행은 인도네시아 미트라니아가(Mitraniaga)은행과 조건부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11월 아그리스(Agris)은행과 조건부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두 번째 인도네시아 현지은행 인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 진출이 활발한 국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대 중”이라며 “중국, 일본, 베트남, 인도, 필리핀, 캄보디아 등을 잇는 ‘IBK 아시아금융벨트’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1985년에 입행해 올해로 33년째 기업은행에 몸담고 있는 김 행장은 인선 서구 원당지점장, 기업금융센터장, 카드마케팅부장, 전략기획부장, 기업은행 남중지역본부장,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6년 말 기업은행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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